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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독일뉴스

News | 바이에른주 선거 결과

10월 14일 바이에른주 지방선거 결과가 나왔다. 뮌헨과 뉘른베르크 등 부유한 도시가 중심인 바이에른은 독일에서 가장 소득수준이 높으면서 보수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늘 기사당(CSU)이 과반 이상을 득표하며 독점한 지역이기도 하다. 기사당은 메르켈 총리가 속한 집권당 기민당(CDU)의 자매정당이며, 항상 기민당-기사당 연합은 하나의 정당으로 간주될 정도이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기사당은 과반에 훨씬 못 미치는 37.2%의 득표율을 얻었다. 주정부 집권을 위해 다른 정당과 연정을 구성해야 하는 신세가 된 것. 독일 주간지 슈피겔에서는 이것을 빗대어 "바이에른 뮌헨이 2부리그로 강등된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적었다.


당초 여론조사에서는 기사당의 지지가 떨어지는만큼 극우정당 AfD가 득표해 바이에른에서 제2당이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는데, 실제로 제2당은 극좌에 가까운 진보정당인 녹색당이 차지했고, AfD는 4당이 되었다. 아무튼 바이에른 의회에서 AfD가 처음으로 원내 진출에 성공했다. 3위는 FW(Freie Wähler), 직역하면 "자유로운 유권자" 정도가 되겠는데, 대략적으로 정의하면 무소속 연합 정도 되겠다.

(위키피디아 캡쳐)


결국 극좌 성향의 녹색당, 중도 성향(정확히는 성향이 없음)의 무소속, 극우 성향의 AfD가 약진한 것이니 유권자의 정치성향이 극단적으로 변해간다고 결론내릴 수 있겠다. 원래 제2당이었던 사민당(SPD)은 지지율이 반토막 이하로 떨어지면서 5당으로 밀렸다. 기사당과 사민당, 주요 기성정당이 몰락한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기사당은 보수적인 바이에른 표심을 얻기 위해 메르켈 정부의 이민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하고 극우에 가까운 공약도 내세울 정도였다. 하지만 기사당의 지지율이 떨어진만큼 AfD가 지지를 얻은 걸 보면 아무 소용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오히려 극우에 반대하는 더 많은 유권자를 자극해 그들이 극좌나 중도를 지지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뮌헨에서는 녹색당이 30% 이상 득표했다는 점이다. 젊은이가 많이 사는 뮌헨이기에 극우적인 AfD가 통할 수도 있는데 오히려 극좌의 지지가 높았다는 것은, 현재 독일의 젊은이들이 기성 정당을 혐오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극우화되고 있다기보다는 좌든 우든 극단적이 되고 있다고 보는 편이 맞겠고, 아직 주류 여론은 극우보다는 극좌에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아무튼 이처럼 좌든 우든 극단적인 세력이 득세하면 세상은 혼란스럽기 마련이다. 당장 기사당은 누구와 파트너를 꾸려 연정을 구성할지부터 어지러워졌다.


유럽을 덮친 기성 정당 혐오증은 독일도 더 이상 이변이 아니라 하나의 현상임을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