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델베르크 구 시가지 위에 산등성이에 자리잡은 하이델베르크 성(Schloss Heidelberg)은 하이델베르크에서 가장 유명한 볼거리이다. 13세기부터 지어지기 시작하여 계속 증축되었으며, 선제후와 영주들이 거처하는 곳으로 사용되었다. 또한 견고한 성벽과 망루에서 알 수 있듯 군사적 목적도 있었는데, 30년 전쟁을 거치며 하이델베르크가 황폐화되었을 때 이 성 또한 크게 파손되었다고 한다.
이후부터 하이델베르크 성은 사실상 황무지나 다름없었다. 몇 번의 복구 운동이 있었으나 지지부진했고, 결국 오늘날에는 더 이상 망가지지 않도록 관리만 하는 수준에서 성의 폐허를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여전히 견고한 성벽은 남아있고, 주요 건물들도 원형을 유지하고 있지만, 적지 않은 건물들이 파손된 상태이다. 그런데 이 폐허가 은근히 하이델베르크 구 시가지의 낡은 느낌과 어울리며 운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복구하지 않는 것이 현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유료 입장 후에도 일반에 공개된 것은 성 내의 몇 개의 주요 건물 중 프리드리히관(Friedrichsbau)과 테라스, 그리고 오트하인리히관(Ottheinrichsbau)에 있는 독일 의약 박물관(Deutschen Apothekenmuseums) 정도이다. 나머지는 별도의 가이드 투어로만 관람 가능하다.
역대 신성로마제국 선제후 16명의 조각이 화려하게 장식된 프리드리히관의 지하에는 무려 22리터 용량의 술통이 있어 눈길을 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술통이라고 하는데, 이름도 "큰 술통"이라는 뜻인 그로쎄 파스(Große Fass)로 불린다. 이 곳에 담긴 와인을 따로 병에 옮겨담아 자신만의 라벨을 만들어 기념 와인으로 제작할 수 있지만 물론 가격은 비싼 편이다.
사실 술통 하나를 보기 위해 입장하기에는 입장료가 아까운 편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나마 본전 생각이 덜 나는 것은 테라스에서의 훌륭한 전망 덕분. 하이델베르크 구 시가지와 네카어 강(Neckar River), 그리고 건너편의 하일리겐 산(Heiligenberg) 등의 전망은 매우 평화롭다. 이 곳에 서면 여전히 견고함을 유지하고 있는 성벽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입장료 및 개장시간 : [확인]
* 찾아가는 법 (본 블로그의 추천일정을 기준으로 합니다.)
코른마르크트 광장(Kornmarkt)에서 등반열차(Bergbahn)을 타고 오른다. 자세한 내용은 별도 포스팅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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