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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정보/비행기

아에로플로트 | 모스크바 공항 환승

사람들이 러시아항공에 대해 나쁜 이미지를 갖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 바로 모스크바 공항의 열악한 환승 시설과 까다로운 규정일 것이다. 특히 당일에 환승이 연결되지 않아 공항에서 하루밤을 보내야 하는 고충이 가장 클 듯. 모스크바의 살인적인 물가와 위험한 치안, 그리고 최소 수만원이 들어가는 비자 등은 공항 밖으로 잠깐 나가는 것조차 큰 결단을 요구한다.

2014년부터 러시아 무비자 시행으로 비자 비용은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살인적인 물가와 치안의 우려는 존재한다.

일단 공항 노숙을 결정했다면, 다음날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는 D 터미널에 머물 것을 권장한다. 인천발 아에로플로트가 내리는 곳이 D 터미널. 국제선은 D~F 3곳의 터미널이 있는데, D 터미널이 가장 신축 터미널로서 그나마 쾌적하고 깨끗하다.

 

만약 당일 환승이 아니라면 인천에서 출발할 때 모스크바까지 가는 티켓만 준다. 따라서 모스크바에 내린 뒤 환승 구역으로 이동할 때 보안검색대 앞에 있는 카운터에서 다음 비행기 티켓을 다시 받아야 한다. 수하물은 최종 목적지까지 자동으로 보내주므로 모스크바에서 찾을 필요는 없다.

 

D 터미널에는 약간의 면세점, 그리고 면세점보다 많은 카페나 레스토랑 등이 자리잡고 있다. 일반 의자들은 전부 팔걸이가 있어서 휴식이 어려운 편. 그렇다고 레스토랑 등을 이용하기에는 물가가 상당히 비싸니(게다가 러시아 화폐인 루블화로 표기되어 대충 얼마인지 감을 잡기도 어렵다) 참고할 것.

이 곳에서는 그냥 맥주 한 병도 우리 돈으로 6~7천원 정도이다. 루블화를 환전하지 않아도 신용카드로 결제 가능. 하지만 레스토랑이 다 문을 닫는 새벽 시간대에 자판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루블화가 필요하다.

 

D 터미널에서 전원 콘센트를 찾으려면 아무 탑승 게이트나 찾아갈 것. 게이트 바로 옆에는 전원 콘센트가 있다. 우리나라와 전압이 같아서 별도의 어댑터는 필요 없지만 콘센트 앞자리는 항상 사람들로 가득하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긴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트북이나 핸드폰 등을 충전할 수밖에 없으니 당연지사.

공항을 둘러보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물가가 비싸서 딱히 면세점에서 뭘 살 일도 드물 것이다. 심지어 러시아 술이라는 보드카조차도 싸지 않으니 무슨 말이 필요할까.

 

노숙을 위해서는 침낭이 있으면 좋다. 공항 바닥은 대리석같은 재질이므로 매우 차다. D 터미널에서 E 터미널로 이동하는 통로에 카페트 재질의 바닥이 조금 있으나 사람들이 오가는 곳에서 짐 보관이 여의치 않으므로 쉽게 권장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외딴 곳에 침낭을 깔고 자는 것이 자신의 짐을 지키기에 좋은 선택일 것이라 본다.

 

참고로 D 터미널에는 5~8번 게이트만 한 층 아래 따로 있는데, 그 곳은 밤새 매우 한산하다. 바닥은 침낭을 필요로 하지만 콘센트도 있고 화장실도 있어서 다른 사람 방해 받지 않고 시간을 보내기 괜찮은 곳이다.

위 사진은 각각 E 터미널과 F 터미널의 모습. 상대적으로 F 터미널은 어둡고 복잡하다. F 터미널에는 의자도 많지 않으니 다음 비행기가 F 터미널에서 출발한다고 해도 탑승 직전에 F 터미널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 E 터미널은 쉴 곳은 많으나 전원 콘센트는 찾기 힘들다.

 

악명 높은 모스크바 공항의 환승을 요약하자면, 결국 D 터미널에서 요령껏 시간을 죽이고, 여건이 된다면 침낭을 가지고 가라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