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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여행을 떠나기 전

추가. 여행자 보험

추가. 여행자 보험


여행자 보험은 꼭 필요한 것은 아니고, 필자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권장하지 않으므로 준비단계에서는 생략했지만, 번외(?)로 소개한다.


여행자 보험을 쉽게 말하면, 여행 중 상해를 입어 병원에 가거나 물건을 도난당한 것을 배상받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제반비용의 전액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보험이 그렇듯, "무슨 사유일 때 최대 얼마까지 배상"이라는 식의 꼬리표가 붙는다.


그러면 여행 중 병원에서 치료를 받거나 입원할 정도의 사고가 생길 확률이 얼마나 될까? 만약 위생에 문제가 있는 후진국으로 간다면 음식 한 번 잘못 먹어서 곤혹을 치를 수 있지만, 독일 정도의 선진국에서 그런 일이 생길 확률은 없다. 큰 사고가 날 확률도 매우 낮다. 실질적으로 의료비가 지출될 일이 적으므로 여행자보험이 그다지 메리트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다음으로, 여행 중 고가의 물건을 도난당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먼저 중요한 것은, 여행자 보험이 보장하는 것은 분실이 아니라 도난만 해당된다. 그리고 현금 등 유가증권은 제외된다. 따라서 스마트폰, 카메라, 노트북 등 고가의 장비를 도난 당하는 경우가 해당된다고 보아야 하는데, 대부분의 여행자 보험이 최대 20만원 한도 내에서 배상하므로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도난임을 입증하려면 폴리스 리포트는 필수이다. 경찰서에 가서 도난신고를 접수하고 그 증서를 받아야 한다는 것. 그러니 사실상 하루를 그냥 날려먹는다고 봐도 틀리지 않는다. 전액을 배상받지도 못하는데 여행을 포기하면서까지 진행하기란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이며, 만약 영어나 현지어로 의사소통을 전문적으로 할 수 없다면 경찰서에 가도 신고를 정확히 접수하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다.


독일은 소매치기로 악명 높은 나라는 아니다. 또 소매치기가 주로 노리는 것은 지갑이기 때문에 어차피 현금은 보험으로 배상받지 못한다. 카메라와 스마트폰 등 고가의 장비만 자신의 몸에 밀착하여 잘 관리하면 도난 사고가 일어날 일도 적고, 그렇다면 여행자 보험이 그다지 쓸모가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요즘에는 여행사에서 고객서비스 차원으로 여행자 보험을 무료 가입해주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비용이 들지 않는다면 어차피 밑져야 본전이니 여행자 보험에 들어도 손해는 없을 것이다. (물론 보험사에 개인정보를 넘기게 되니 두고두고 귀찮은 TM 전화를 받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비용을 들여서 가입해야 한다면, 필자는 별로 권장하지 않는다. 적어도 독일 여행만 본다면 여행자 보험은 거의 메리트가 없다. 필자 역시 여러 차례 독일을 들락날락하면서 여행자 보험이 없어서 아쉬운 순간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아마 가입을 하더라도 비용이 그리 많이 들지는 않을 것이다. 거금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니 보험 하나 들어볼 것인지, 아니면 그 비용이라도 줄여서 여행을 더 풍성하게 즐길 것인지는 전적으로 본인이 선택할 몫. 하지만 이것 하나는 분명하다. 가입비가 비싸지 않다는 것이 이미 여행자 보험의 가치가 낮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