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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보/마그데부르크

Magdeburg | #05. 그린 시타델

오스트리아의 세계적인 건축가 훈데르트바서(Hundertwasser)의 건물이 독일에도 몇 곳이 있는데, 아마도 여행 중 가장 접근성이 좋은 곳이 바로 마그데부르크의 그린 시타델(Grüne Zitadelle)일 것이다. 보통 도시에서 약간 떨어진 곳 또는 아주 시골 마을에 작품을 남기는 것에 비해 마그데부르크에서는 아예 구 시가지의 중심에 훈데르트바서가 작품을 남길 수 있도록 하였기 때문이다.


그린 시타델은 약간의 상업시설이 포함된 주거용 건물, 그러니까 주상복합 오피스텔 정도라고 이해하면 된다. 전체가 큰 건물 하나인 것 같지만 세부적으로는 55개의 아파트와 호텔, 레스토랑 등으로 나뉘어 있다. 당연히 훈데르트바서 특유의 둥글둥글한 건축미가 건물 전체에 가득하며, 건물의 높낮이가 모두 다르고 심지어 창문들까지도 똑같은 모양이 없다고 한다.


건물 안뜰은 들어가볼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 바닥조차도 평평하게 만들지 않는 훈데르트바서의 곡선미를 체험해볼 수 있다. 오스트리아 빈(Wien)의 훈데르트바서 하우스에 가면 그가 만든 화장실도 유명세를 떨치는데, 그린 시타델 역시 (요란하게 홍보를 하지 않아서 그렇지) 안뜰에 외부인이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도 있다. 내부를 들어가보지는 않았지만 사진만 보아도 볼 일 보기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특이한 화장실임을 알 수 있다. (단, 독일의 화장실은 유료라는 점을 잊지 말자. 입구 앞 기계에 1 유로 동전을 넣고 들어가야 한다.)


건물은 2000년부터 짓기 시작하여 2005년에 완공되었다. 훈데르트바서가 타계한 해가 2000년. 즉, 훈데르트바서는 자신의 마지막 작품으로서 그린 시타델을 설계한 뒤 상세 도안을 남겨 그의 의도대로 사후에 건물이 완공될 수 있도록 하였다. 건물 앞에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데, 기력이 다한듯 노쇠한 훈데르트바서가 그린 시타델의 모형을 만들어 들고 있는 사진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핑크색 건물을 왜 "그린 시타델"이라고 부를까? 훈데르트바서는 지상에서 보이지 않는 옥상과 테라스에 녹지를 만들도록 건물을 설계하였다. 모든 세입자는 그들이 소유한 정원을 배당받아 직접 정원을 관리하게 된다. 지상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수천 평방미터에 달하는 녹지가 요새처럼 감추어진 곳이니 "그린 시타델"이라는 이름에 절로 수긍하게 된다.


* 찾아가는 법 (본 블로그의 추천일정을 기준으로 합니다.)

성모 수도원(Kloster Unser Lieben Frauen)의 정면 크로이츠강 거리(kreuzgangstraße)로 가면 바로 다음 블럭이 그린 시타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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