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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정보/비행기

핀에어 | 헬싱키 공항 환승

핀에어의 허브 공항인 핀란드 수도 헬싱키의 반타 공항(Helsinki-Vantaan lentoasema)은 규모가 그리 큰 편은 아니다. 그래서 환승 시 표지판만 따라가면 아무런 불편 없이 환승이 가능하며, 규모가 크지 않으니 오래 헤맬 일도 없어 끝에서 끝까지 이동해야 한다 해도 도보로 10~20분이면 도달이 가능하다.


터미널이 구분되어 이동할 일도 없고, 게이트 안내판도 숫자로 아주 큼지막하게 적혀있기 때문에 공항 내에서 헤맬 일도 전혀 없을 듯싶다.

공항 내 면세점은 적당히 갖추고 있으며, 솔직히 가격이 저렴하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다른 유럽의 대도시 공항에 비해서는 좀 더 저렴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만약 유럽의 큰 도시에서 핀에어로 출발해 헬싱키를 경유한다면, 술 등의 면세품 구입은 헬싱키에서 하는 편이 더 나을듯싶다. (물론 대중적인 품목에 한해서 말이다.) 반타 공항 면세점에서는 술 등을 판매할 때 EU가격과 비EU가격을 구분하므로, 우리 같은 비EU 여행자들은 더 저렴하게 구매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또한 핀란드의 "국민 캐릭터"인 무민(Moomin)과 앵그리 버드를 활용한 캐릭터 상품을 파는 모습을 정말 많이 보게 될 것이다.

충전 콘센트는 게이트 앞 의자 사이에 모아져 있다. 단자가 많은 편이라 큰 불편은 없을 것이다. 전압과 콘센트 모양도 우리나라와 같기 때문에 별도의 어댑터를 준비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반타 공항에 내리면 가장 놀라게 될 것은, 이 먼 공항에 무려 한글 표지판이 있다는 사실이다. 유럽 어디를 가도 일본어나 중국어를 볼 수는 있어도 한국어를 볼 일은 극히 드물다. 그런데 한국 관광객이 많아 찾는다는 런던이나 파리 등에도 없는 한국어 표지판이 반타 공항 곳곳에 있다.

처음에는 이 사실이 꽤 흥미로웠는데, 필자가 나중에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것이 핀에어의 컨셉을 위해 일부러 준비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어느 항공사든 대놓고 광고하든 그렇지 않든 가장 집중적으로 주력하는 컨셉이 존재한다. 가령, 아시아나항공은 동아시아의 승객을 인천공항을 허브로 하여 미국으로 실어나르는 것에 가장 주력한다. 마찬가지로, 핀에어는 유럽과 동아시아를 연결하는 것에 가장 주력하고 있으며 실제 현지의 광고도 "아시아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홍보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다보니 동아시아의 승객들, 즉 한국 중국 일본인을 위한 표지판과 편의시설을 공항에 충실히 갖추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것이다. 반타 공항의 면세점에는 계산대에 중국인 점원이 있어서 중국 손님을 상대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특히 가장 획기적인 혜택은, 한국인과 일본인은 자동출국심사가 가능하다는 점. 원래는 EU 거주자들에게나 줄 혜택을 한국과 일본에게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여권을 가진 사람은 출국심사대에 줄을 서지 않고 그냥 기계에 여권을 스캔하여 나가면 그만이다(인천공항에 있는 자동출입국심사와 같은 방식이다). 한국,일본인을 위한 출구가 따로 있고 안내 직원도 그 앞에 있으니 매우 편리하게 환승할 수 있을 것이다.

단, 입국심사 시에는 자동심사 기계를 보지 못했다. 일단 입국심사는 심사관이 대면하여 꼼꼼하게 하고(실제로 시간이 매우 오래 걸렸고 질문도 많았다), 출국심사는 까다로울 필요가 없으니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자여권만 해당되기 때문에 구 여권을 가진 필자는 직접 이용해볼 수 없었으나 지금 여행객의 대다수가 전자여권을 가지고 있을테니 한 번 이용해보아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