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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정보/기차

1. 기차의 종류 : (5)야간열차 CNL

CNL은 운행이 폐지되어 이 포스팅의 내용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그러나 독일에서 운행하는 다른 야간열차(EN 등) 이용 시 참고가 되는 내용이므로 삭제하지 않고 놔두었다.


배낭여행자들에게는 야간열차도 꽤 매력적인 옵션이 된다. 비용도 물론이지만 가장 큰 메리트는 시간의 절약. 가령, 먼 거리를 기차로 이동한다고 했을 때 길게는 10여시간씩 기차를 타야 하는데, 낮에 이동한다면 그냥 하루를 통째로 버리는 셈이 된다. 한정된 여행일자에서 하루를 버린다는 것은 큰 낭비. 하지만 어차피 잠을 잘 밤시간에 이동할 수 있다면 하루를 버는 셈이 되므로 가격이 좀 더 비싸더라도 메리트가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유레일 네트워크로 연결된 유럽의 각 국가들은 대부분 야간열차를 운행한다. 그 중 가장 철도의 수준이 가장 우수한 독일도 당연히 야간열차를 운행한다. 독일철도청의 야간열차는 City Night Line, 줄여서 CNL이라고 부른다.


CNL은 독일의 IC열차를 기반으로 만들었으며, 내부는 쾌적한 1인실/2인실은 물론, 쿠셋(Cousette)이라고 부르는 4인실/6인실 침대칸, 그리고 의자가 뒤로 조금 젖혀지는 일반 기차칸으로 나뉜다. 아무래도 잠을 자는 것이 목적인만큼 일반 기차칸은 매우 불편하고, 1인실/2인실은 일반 배낭여행자들이 이용하기에는 가격이 만만치 않으므로, 쿠셋을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CNL 열차
Berlin | 2013.6.14.
▲CNL 열차 쿠셋칸의 외부

CNL 열차
2013.6.14.
▲CNL 열차 쿠셋칸(6인실)의 내부

필자는 6인실 쿠셋을 이용하였다. 6인실은 방 양쪽에 3층 침대가 있는 구조. 4인실은 6인실에서 중간 침대가 없는 구조라고 보면 된다. 각 침대 사이의 높낮이는 충분한 공간이 있어 크게 불편하지 않고, 침대 쿠션도 나쁘지 않아 큰 불만 없이 잠을 잘 수 있을 것이다. 창문쪽과 복도쪽 모두 커튼이 있어서 외부 조명이 전혀 새어들어오지 않는다. 침구는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객실 내에 냉방도 잘 되어 오히려 춥게 느껴질 정도. 물론 냉방 조절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공간인만큼 함부로 건드리기보다는, 쌀쌀할 경우를 대비해 외투 하나를 더 덮고 자는 것이 무난할 것이다. 개인등도 제공된다. 단, 쿠셋칸은 객실 내에 전원이 없는 경우가 많아 전자장비를 충전하는 것은 무리. 또한 샤워실은 없고 화장실에서 세면과 양치 정도만 가능하다.


짐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은 많지는 않다. 1층 침대의 아래, 또는 3층 침대 옆의 출입문 윗부분을 활용한다. 그러니 1층에 누우면 침대 아래, 3층에 누우면 출입문 위에 보관하고, 2층에 누울 경우에는 양측 빈 공간에 양해를 구하고 보관하면 된다. 객실이 좁아서 침대 외에는 1~2명이 서 있기도 좁을 정도의 공간밖에 없다. 따라서 객실에서 짐을 정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면 되니 기차 탑승 전에 정리를 끝내는 것을 권한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으나, 6인실에서는 3층칸>1층칸>2층칸 순으로 편하다. 3층칸은 출입문 위의 넓은 수납공간을 쓸 수 있고, 이 공간은 침대 위로 올라오지 않으면 물건을 훔쳐가기도 힘든 곳이므로 더 안전하게 갈 수 있으며, 보통 사람 키보다 높은 곳에 침대가 있어서 다른 사람이 들락거릴 때 크게 신경쓰지 않게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단, 짐이 무거울 때는 짐을 높이 올릴 체력이 있는지 감안할 것.


문제는 좌석 지정을 직접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온라인 예약 시 따로 좌석을 지정할 수 없고 랜덤으로 배정된다. 그래서 운이 없으면 가장 불편한 2층칸에 걸릴 수 있다. 2층칸은 수납공간이 없고, 높이가 딱 사람 눈높이 정도라서 다른 사람이 들락거릴 때 상당히 신경이 많이 쓰일 것이다.


이런 불편을 감수하지 않으려면 4인실을 예약하는 것이 차선이다. 4인실은 6인실보다 보통 10 유로 정도 비싸다. 같은 조건의 객실인데 가격이 더 비싼 이유가 2층칸을 무조건 비워두기 때문이라고 보아도 될 듯. 물론 2층칸이 비어있다고 해서 침대가 남아있는 것이 아니라, 2층칸은 침대를 접을 수 있게 되어 있어서 4인실은 항상 중앙 침대가 접힌 상태로 간다고 보면 될 것이다.


* 2015년 12월부터 쿠셋이 5인실로 변경되었다. 내부의 변경은 없으나 이제 4인실/6인실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5인실로 판매한다. 6개의 침대 중 1개는 비워두고 짐칸 등으로 활용하는 것 같다. 아무튼 5인실에서 1명은 가운데 침대가 배정될테니 가장 불편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