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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보/오라니엔부르크

Oranienburg | #01. 작센하우젠 강제수용소 - 생체실험실

다카우(Dachau)에서 본 가스실만큼이나 기분 불쾌하게 만드는 공간이 작센하우젠 강제수용소(KZ Sachsenhausen)에도 있다. 건물의 이름은 Pathologie mit Leichenkeller, 직역하면 "영안실이 있는 병리학 연구소" 정도가 될텐데, 쉽게 말하면 생체 실험실이다.


작센하우젠 강제수용소의 책임자였던 나치 친위대의 하인리히 힘러(Heinrich Himmler)는 우월한 인종을 만들기 위해 인종간 교배 실험을 주도할 정도로 제정신이 아닌 인물이었다. 그래서일까, 수용소에서 무수히 죽어나가는 수감자들의 시체를 가지고 병리학 실험을 했던 장소가 수용소 내에 있다.


시체는 지하 영안실에 안치해놓고, 필요하면 1층으로 가져와서 실험을 했다. 1층에는 딱 사람 한 명 누울 정도의 실험대가 여럿 있고, 당시 이 곳에서 벌어진 끔찍한 일들에 대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지하 영안실로 내려가는 통로는 계단뿐 아니라 경사로도 있는데, 이것은 시체를 수레에 실어 오르내릴 때 편하게 하기 위한 설계라고 하니, 아예 처음부터 어떤 목적으로 만든 건물인지 따질 필요도 없을 듯싶다.

생체실험실 바로 앞에는 긴 막사 건물이 남아있는데, 당시 병원(Krankenrevierbaracken)으로 사용된 건물이다. 물론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지만, 연구용 목적도 무시할 수 없는 곳이다. 실험을 위해 환자를 죽게 만드는 경우도 빈번했다 하니 끝모를 광기에 넌더리가 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