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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보/라이프치히

Leipzig | #11. 독일 역사 박물관

본(Bonn)에 있는 독일 역사 박물관(Haus der Geschichte)의 분점이 라이프치히에도 있다. Zeitgeschichtlisches Forum. 직역하면 "시간의 역사 포럼" 정도가 될텐데, 이해를 돕기 위해 독일 역사 박물관이라고 의역한다.


라이프치히는 독일 분단 시절, 동독에서 자유를 주장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불같이 일어난 곳. 여기서 시작된 시위는 동독 전체로 퍼져나갔고, 결국 동독이 붕괴되고 통일이 이루어지는데 큰 밑거름이 되었다. 


그것을 기념하여, 라이프치히의 독일 역사 박물관에서는 주로 분단 당시 동독의 생활상, 그리고 라이프치히와 동독 각지에서 벌어진 시위의 현황과 전개, 또 동독 정부가 이것을 어떻게 탄압하였는지, 그리고 어떻게 통일에 이르게 되었는지에 대한 자료가 주를 이룬다.


냉정히 말해서, 박물관의 전시 내용들은 우리가 보기에 꽤 어렵다. 영어 설명이 충분치 않은 탓도 있지만 역사적 배경을 모르는 우리 같은 외국인들이 온전히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 하지만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그 대략적인 분위기와 독일이 현대사를 대하는 철학은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입장료는 무료, 그것만으로도 꽤 인상적인 박물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상설 전시회뿐 아니라 기간을 정해 특별 전시회도 운영하고 있는데, 방문 당시의 특별전 주제는 뜬금없게도 공상과학(SF)이었다. 독일의 SF 영화나 만화의 역사 또는 다른 나라(특히 미국)의 SF가 독일에 어떻게 소개되었는지에 대한 시청각 자료를 볼 수 있었다.

참고로, 박물관 입구 앞에 있는 조각은 "세기의 걸음(Jahrhundertschritt)"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독일이 통일된 후 다음 세기에 나아갈 걸음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하는데, 자세히 보면 조각의 절반은 나치식 경례를 하고 행진하는 모습, 나머지 절반은 붉은 완장을 찬 모습으로 하고 있다. 즉, 나치 집권과 독일 분단이라는 두 가지 아픔을 극복하고 새로운 걸음을 시작하자는 바램을 담은 조각인 것이다. 본의 독일 역사 박물관 앞에도 채색만 다르게 한 똑같은 조각이 있다.


입장료 : 무료

개장시간 : [확인]


* 찾아가는 법 (본 블로그의 추천일정을 기준으로 합니다.)

매들러 파사주(Mädler Passage) 바로 옆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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