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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보/튀빙엔

Tübingen | #06. (2)포세이돈 분수

독일에서 참 많은 곳을 가봤지만 가장 유쾌하게 웃을 수 있었던 곳이 튀빙엔의 마르크트 광장(Marktplatz)이었다. 그 이유는 광장 중앙에 있는 포세이돈 분수(Neptunbrunnen) 때문.


1617년 만들어진 르네상스 양식의 분수.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망가진 도시를 복구할 때 가장 먼저 되살린 것도 이 분수였다고 한다. 중앙의 포세이돈 조각, 그리고 그 아래에 있는 네 여신은 각각 사계절을 상징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분수는 독일 어디를 가든 찾을 수 있겠지만, 필자가 유쾌하게 웃을 수 있었던 이유는 포세이돈을 가지고 "장난"을 친 현지인들의 위트 때문이었다. 포세이돈이 위엄 있게 들고 있는 삼지창의 끝에 두루마리 휴지를 걸어둔 것이다. 마치 "바다의 신"이 급한 볼 일이라도 있는 듯 말이다.


누가 이런 장난을 쳤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저 꼭대기에 휴지를 걸어두려면 분수를 타고 올라가는 위험을 감수했어야 할 터. 비가 자주 내리는 독일의 날씨를 고려했을 때 어차피 오래되지 않아 다 젖어 녹아내릴 것이 뻔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인 조형물에 위트를 부린 현지인들의 센스를 보고 있자니, 이 곳이 "대학 도시"가 맞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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