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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보/베를린

Berlin | Local. 베를린 장벽 기념품

베를린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기념품이 바로 베를린 장벽이다. 장벽이 철거된 이후 그 잔해를 보관하였다가 조금씩 기념품으로 팔고 있는 것이다. 아크릴 케이스에 예쁘게 포장까지 해서 크기별로 판매하고 있다. 위 사진에서 가격표의 크기와 기념품의 크기를 비교해보면 얼마나 "작은 조각"을 팔고 있는지 실감이 날 것이다. 그런데 그 가격은 썩 만만치 않으니 선뜻 구입하기에는 망설여진다.


혹시 "짝퉁"은 아닐까? 막말로 아무 시멘트 덩어리나 가져다 팔면 누가 검증할 수 있는가? 그러나 적어도 독일이 그런 것을 가지고 장난치는 나라는 아니다. 필자가 "보증"할 수는 없지만 "진짜 장벽"이라고 믿어도 좋다. 철거된 잔해가 무한히 나올 수 없으니 이 기념품은 언젠가는 품절될 것이다. 말하자면 한정 상품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하지만 필자 개인적으로는 이런 모습이 참 생경하다. 베를린 장벽은 독일의 가슴 아픈 단면이다. 그런데 그런 현대사의 상처를 가공하여 돈벌이를 하는 것이, 적어도 내가 아는 "독일의 정형성"과는 매우 거리가 멀다. 필자가 베를린과 관련된 에세이에서 "베를린은 독일을 담고 있지 않은 이상한 수도"라고 한 바 있다. 이런 "영민한 상업성"도 참으로 독일답지 않은, 그래서 베를린이 더욱 생경하게 느껴지게 하는 단면이 된다.


아무튼 세계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는 특별한 기념품임은 분명하므로 기념삼아 구입한다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공장에서 반듯하게 잘라 가공한 것이 아니기에 조각의 모양과 색상은 제각각이다. 마음에 드는 것으로 골라 구입하는 정도는 소비자의 권리. 베를린 시내 기념품숍에서 판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