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시정보/뉘른베르크

Nürnberg | Fest. 크리스마스 마켓 - 개막식

크리스마스 마켓은 굳이 뉘른베르크가 아니더라도 독일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 규모의 차이만 있을뿐 같은 분위기에 같은 방식으로 마켓을 즐길 수 있으니 일부러 뉘른베르크를 찾아갈 필요는 없는 것이다. 단, 뉘른베르크에서 차별화되는 것이 하나 있으니 그것이 바로 크리스마스 마켓의 마스코트, 크리스트 킨트(Christkind)다.


크리스트 킨트는 축제의 마스코트다. 크리스마스 마켓의 개막을 선포하고, 마켓 기간 동안 주기적으로 마켓에 방문해 아이들과 사진을 찍고, 다른 도시나 다른 나라에 방문하여 뉘른베르크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홍보한다. 뉘른베르크의 16~18세 여학생 중 선발하며 임기는 2년이다. 크리스트 킨트는 수태고지 천사로 분장하여 공식 활동한다.

아무래도 크리스트 킨트를 직접 보기 가장 좋은 순간이 개막식일 것이다. 중앙 마르크트 광장(Hauptmarkt)에 있는 성모 교회(Frauenkirche)의 시계 아래 테라스에서 크리스트 킨트가 축제의 개막을 선언한다. 이 짧은 개막식은 전세계적으로도 매우 유명하여 이 날 굉장히 많은 사람이 뉘른베르크를 찾는다. 중앙 마르크트 광장은 이미 마켓의 천막으로 뒤덮였는데, 그 좁은 틈으로도 사람들이 빼곡하여 제대로 걷기도 힘들 정도로 혼잡해진다.


앞서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치안을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했으나 이 순간만큼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모든 사람과 몸을 부대끼며 인파에 휩쓸려 갈 정도로 혼잡하여 소매치기가 활동하기 좋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프라하(Praha)에서도 버스를 타고 소매치기가 뉘른베르크에 원정 올 정도라고 한다. 프라하의 악명 높은 소매치기가 출몰한다면, 그들에게는 이런 혼잡한 축제의 현장이 좋은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니 개막식을 구경하러 간다면 반드시 귀중품은 옷 속에 두어야 한다. 가방을 앞으로 메고 있어도 몰래 열고 가져가기 힘들지 않을만큼 혼잡하기 때문이다. 또한 개막식 몇 시간 전에 이미 광장은 사람으로 가득하므로 개막식을 직접 보고 싶다면 시간이 아깝더라도 중앙 마르크트 광장에서 오후부터 좋은 자리를 잡고 기다려야 한다. 아쉽지만 대형 스크린 같은 것은 없기 때문에 광장의 끝에서는 크리스트 킨트의 형체밖에 볼 수 없다.


참고로 필자는 개막식이 끝난 뒤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광장이 혼잡하여 성모 교회 뒤편으로 일단 빠져나왔다가 거기서 크리스트 킨트를 보았다. 아마 개막식이 끝난 뒤 교회 뒷문으로 나와서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길인 듯했는데, 워낙 큰 행사인만큼 방송국에서도 그녀를 인터뷰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 덕분에 방송사의 짱짱한 조명에 힘입어 밤중에 크리스트 킨트를 사진기에 담을 수 있었다. 물론 이 부근도 그녀를 보기 위한 인파로 혼잡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경찰과 방송국 직원이 질서를 통제해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