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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추천 여행테마

뮌헨의 두 번째 맥주축제

뮌헨의 맥주축제, 모두가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를 떠올릴 겁니다. 당연하죠. 그런데 매년 가을에 열리는 최대 맥주축제인 옥토버페스트에 이어 매년 봄에 또 하나의 맥주축제가 뮌헨에서 열린다는 사실 알고 계세요?


이번 포스팅은 뮌헨의 두 번째 맥주축제인 슈타르크비어 축제(Starkbierfest) 이야기입니다. 그 이름을 직역하면 "강한 맥주 축제", 그러니까 알콜 도수가 높은 맥주의 축제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매년 2월 독일은 사순절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그 전에 마지막으로 신명나게 놀자며 벌이는 축제가 카니발이죠. 그리고 사순절이 시작되면 육식을 끊고 금식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음식만 섭취하며 고난에 동참하게 됩니다. 그런데 봄에 보리나 밀 농사를 지어야 하잖아요. 힘을 많이 써야 되는데 부실하게 먹으면 농사를 망치겠죠. 그래서 17세기경부터 하나의 전통이 생겼는데, 봄철에 맥주의 도수를 높여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 칼로리가 높아 고기를 먹지 않아도 힘을 내서 사순절을 보낼 수 있었다고 하네요.


카니발이 끝난 뒤 사순절을 즈음하여 도수 높은 맥주를 마시는 시기를 슈타르크비어차이트(Starkbierzeit; 강한 맥주의 시간)라고 불렀습니다. 처음부터 이것이 축제는 아니었죠. 어쨌든 고난에 동참하는 사순절인데 축제를 벌일 수는 없잖아요. 도수 강한 맥주를 마시는 전통이 오늘날까지 이어지면서 현대에 들어 맥주축제로 발전한 것이 바로 슈타르크비어 축제입니다.

파울라너 암 노크허베르크 Paulaner am Nockherberg
ⓒwww.muenchen.de

옥토버페스트처럼 큰 판을 벌이고 맥주를 파는 건 아닙니다. 축제를 여는 양조장의 비어홀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신명나게 축제를 즐깁니다. 흥겨운 공연, 전통복장 등 분위기를 돋우며 도수 강한 맥주를 쉴 새 없이 들이킵니다.


모든 양조장이 다 축제에 동참하는 것도 아닙니다. 슈타르크비어차이트에 맞춰 도수가 센 맥주를 특별히 양조하여 축제 분위기를 갖춰 판매하는 곳은 뮌헨에서 4~5군데 정도입니다.


그 중 단연 으뜸은 파울라너 암 노크허베르크(Paulaner am Nockherberg) 비어홀입니다. 파울라너 맥주는 여러분도 잘 아시죠? 국내에 수입되기도 하고 워낙 유명하니까요. 파울라너의 비어홀이 뮌헨에 몇 군데 있는데, 그 중 파울라너 맥주의 양조가 최초로 시작된 노크허베르크 언덕의 비어홀이 바로 파울라너 암 노크허베르크입니다.


여기서 만드는 축제 맥주는 잘바토어(Salvator)라고 부릅니다. 알콜 도수가 8도 정도 됩니다. 도펠복(Doppelbock)이라 불리는, 도수 강한 독일식 맥주를 처음 개발한 곳이 바로 여기였습니다. 그래서 여기가 슈타르크비어차이트의 강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2018년 축제기간은 3월 2일부터 25일까지. 사람들로 꽉꽉 들어차는 것은 기본이니 만약 방문하려면 사전에 테이블 예약이 필수입니다. 예약은 [이 곳]에서 가능합니다.


옥토버페스트와는 다른, 현지인이 신명나게 즐기는 로컬 축제이면서 맥주가 곧 일상인 뮌헨의 공기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순간이 될 것입니다.


기간 중 뮌헨을 여행하는 분들이라면 예약하는 수고를 거쳐 일부러 찾아가도 후회는 없으실 것이고, 꼭 파울라너 암 노크허베르크까지 가지 않더러도 시내 비어홀에서 도수 강한 맥주에 도전해보세요. 8도 안팎의 센 맥주를 판매하는 비어홀을 수두룩하게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뮌헨은 맥주가 일상에 정말 깊숙하게 자리잡은 주도(酒都)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뮌헨 가이드북을 쓸 때 커버 색상을 맥주색으로 하자고 제안하여 <뮌헨 홀리데이>가 실제 그렇게 세상에 나왔습니다. 뮌헨의 "맥주 라이프"를 제대로 안내하는 여행서라고 자부합니다.


이 포스팅은 "내가 여행하는 이유(EU)" 포스트에 함께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