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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두.유.Travel to Germany :: #014. 독일 대중교통 총정리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은 기본적으로 각 도시마다 시스템이 다릅니다만, 그래도 독일은 거의 대부분 하나의 룰 안에서 시스템을 만들어 어디를 가든 아래 내용만 숙지하면 대중교통 이용에 어려움은 없을 겁니다.


대중교통 네트워크


독일의 대중교통 시스템은 독특합니다. 하나의 중심 도시와 그 주변 광역 생활권을 묶어 네트워크를 구성하구요. 그 네트워크 내의 모든 대중교통 운수업체는 동일한 요금체계를 가집니다. 가령, 중심 도시 뮌헨이 있고, 뮌헨의 광역 생활권에 들어가는 주변 작은 도시들까지 다 뮌헨과 대중교통 요금체계가 같습니다.


이것이 무슨 의미를 가지는고 하면, 운수업체마다 요금 규정이 다르지 않기 때문에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하든 요금이 같다는 점이 매우 편리합니다. 한국은 지하철과 버스 요금이 다르고, 버스도 종류에 따라 요금이 다르잖아요. 독일은 지하철을 타든 버스를 타든 요금이 동일합니다.


요금체계는 기본적으로 거리비례제입니다. 멀리 갈수록 비싸지는 개념인데요. 이걸 독일어로는 타리프존(Tarifzone)이라고 합니다. 어느 존에서 어느 존으로 가느냐에 따라 요금이 차등화 되는 셈이죠. 타리프존을 어떤 식으로 산정하느냐는 지역마다 다릅니다만, 아무튼 이 또한 한 광역 생활권 내에서는 동일합니다.


대중교통의 종류


지하철은 에스반(S-bahn)과 우반(U-bahn)으로 나뉘는데,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도시에만 있습니다. 에스반은 독일철도청의 전철, 우반은 민간 전철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노선을 적을 때 S1호선, U1호선 등 알파벳을 붙여 구분합니다. 아래 사진은 각각 베를린의 에스반과 뮌헨의 우반입니다.

트램과 버스는 지상으로 다니는 교통수단이죠. 트램은 작은 도시에서도 찾아볼 수 있고, 교통체증이 있을 큰 도시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버스는 아주 작은 도시까지도 있고, 대도시에서는 지하철이 갈 수 없는 골목 구석구석을 연결해줍니다. 아래는 드레스덴의 트램과 카셀의 시내버스 사진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또 하나 중요한 것. 독일은 레기오날반 기차도 대중교통에 편입됩니다. 대중교통 수단별로 요금의 차이는 없다고 했잖아요. 같은 거리를 레기오날반 기차 타고 가든지 지하철 타고 가든지 요금은 똑같습니다.


그래서 근교 여행할 때 분명 기차(레기오날반)를 타고 왕복하라고 되어 있는데, 기차표를 사지 않고 전철역에서 대중교통 티켓을 사서 기차를 타도 돼요. 이런 독특한 대중교통 체계 덕분에 독일에서는 근교 소도시 여행이 매우 편리하고 교통비 부담이 덜합니다.



대중교통 티켓


도시마다 세부적인 규정은 다르겠지만, 티켓의 구입 역시 큰 틀에서는 하나의 룰이 있습니다. 전철은 전철역에 있는 티켓판매기에서, 버스는 운전기사에게 티켓을 구매합니다. 트램은 정류장에 티켓판매기가 있기도 하고, 트램 내부에 판매기가 있기도 합니다. 레기오날반은 당연히 기차역에 티켓판매기가 있구요.

교통수단별로 요금이 똑같다는 건 티켓도 똑같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어디서 사든 아무 상관없습니다. 전철 탈 때 꼭 전철역의 티켓판매기만 이용해야 되는 건 아닙니다.


티켓은 기본적으로 1회권과 1일권으로 나뉩니다. 그리고 아주 짧은 거리를 갈 때 1회권보다 저렴한 단거리권(쿠어츠티켓)이 있기도 하고, 도시에 따라 1일권이 아니라 24시간권 등으로 판매하기도 합니다. 2인 이상의 그룹을 위한 티켓, 아동이나 노인 할인 등 세부적인 규정들도 있지만 우선 자세한 내용은 생략합니다.


1회권은 문자 그대로 한 번 탄다는 의미이지만, 좀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출발지부터 목적지까지 한 번 이동하는 티켓입니다. 그래서 다른 수단으로 환승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지역마다 1~2시간의 유효시간이 있구요. 그 시간 내에서 몇 번을 환승하든 관계없습니다.


단, 환승이 가능하다고 해서 무제한 탈 수 있다는 뜻이 아닌 건 기억해주세요.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갈 때 환승이 가능한 겁니다. 다른 방향으로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건 적발 시 무임승차에 해당됩니다.



검표


독일 어디를 가도 전철역이나 정류장에 개찰구가 없습니다. 자율적으로 티켓을 사서 탑승합니다. 단, 티켓의 유효성을 확인해야 하므로 소위 펀칭이라 불리는 검표 작업을 탑승자가 스스로 합니다. 검표가 없다고 해서 티켓 없이 탑승했다가 불시 검문에 걸리면 60유로의 벌금을 내게 됨은 주의하세요. 현지인이 표 안 사고 막 타는 것 같아서 다들 공짜로 탄다고 오해하시면 안 됩니다. 현지인은 거의 대부분 정기권을 구입한 사람들입니다.

티켓판매기 옆에 펀칭기계가 있죠. 티켓을 구입하여 펀칭기계에 쑥 밀어넣으면 딸칵 소리가 나면서 티켓에 도장이 찍힙니다. 티켓을 구입했어도 펀칭을 하지 않으면, 적발 시 무임승차에 해당됩니다. 억울한 일 없도록 펀칭은 꼼꼼히 하도록 합시다. 펀칭은 처음 1회만 합니다. 환승 시 또 찍을 필요는 없습니다.


펀칭의 목적은 구매 장소와 시간을 기록하기 위함입니다. 어제 산 1회권을 오늘 또 들고 타는 식의 부정승차를 막기 위한 검표 작업이죠. 그런데 최근에는 펀칭을 하지 않아도 티켓 발권 시 자동으로 구매 장소와 시간이 기록되는 도시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펀칭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걸 내가 어떻게 구분하나 싶으신 분들은 펀칭에 대해서만 따로 정리해둔 포스팅이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기타 주의사항


한국과 다른 점 중 하나는, 독일은 한 플랫폼에 여러 노선이 들어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한국은 지하철을 타더라도 노선별로 플랫폼이 분리되어 있잖아요. 그런데 독일은 한 플랫폼에 1호선 2호선 3호선이 다 들어오는 식으로 전철이 다니는 도시가 많아요.

그런 경우에는 이렇게 전광판에 다 안내됩니다. 여기에 어디행 몇호선이 들어오는지 순서대로 다 나와있으니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 사진은 뮌헨의 에스반 전철역입니다.

위 사진은 뉘른베르크 우반 전철역입니다. 이런 식으로 플랫폼마다 어디행 몇호선이 들어오는지 다 안내가 됩니다. 그러니 탑승할 때 미리 확인해둘 것은 내가 "어디행 몇호선"을 타면 된다는 것만 알아두면 됩니다. 환승할 때에도 마찬가지에요.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이러한 규정은 각 도시마다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위에 정리한 내용은 거의 모든 곳에서 공통으로 적용되는 하나의 룰입니다. 이것만 숙지해도 독일 현지에서 대중교통 이용할 때 어려움은 없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