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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KBS <배틀트립> 뮌헨편

1년 전 프로그램을 지금 리뷰합니다. TV를 안 보고 살았더니 이런 방송이 있었는지도 몰랐네요. KBS <배틀트립>에서 2017년 7월에 방영한 스톱오버 특집 중 뮌헨을 스톱오버하는 내용입니다.

이 프로를 알게 된 이유는 이 찰나의 장면 때문인데요. 독일이 나온다기에 틀어놓고 딴짓하다가 구석에 수줍게 놓인 <프렌즈 독일>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내 새끼는 내가 알아본다고, 정말 찰나의 순간이지만 시선에 꽂히더군요.

이 프로에서는 뮌헨에서 남자가 환장할 7가지를 제시합니다. 리뷰를 위해 화면을 캡쳐하려고 찾아보니까 방송사에서 유튜브에 올린 클립이 있는데, 제가 제대로 찾지 못해서인지는 몰라도 7가지 중 5가지까지만 자료화면을 찾았습니다.


맥주부터 시작합니다. 그런데 뮌헨의 맥주라고 타이틀을 달고서 막상 찾아간 곳은 세계 맥주를 파는 집. 정작 맥주순수령으로 대변되는 뮌헨의 맥주가 소개되지 않은 것은 아쉽습니다. 혹시 여기가 어디인지 궁금한 분들을 위해 알려드리자면, 뮌헨 동역 앞에 있는 탭 하우스(Tap House)라는 곳입니다. 최근에 생겼고, 젊은 취향에 맞춘 트렌디한 펍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방송에 소개된 비라미수는 도대체 무슨 맛일지 상상조차 가지 않아 패스합니다.


다음으로는 올드카 렌트가 소개되었습니다. 문자 그대로 올드카를 빌려서 직접 몰아볼 수 있는 건데요. 방송에도 나왔지만 운전이 까다로워서 난이도는 높은 편입니다. 그리고 뮌헨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문화는 아니에요. 어쨌든 자동차가 곧 일상인 독일인의 한 단면을 보여준 유니크한 아이템인 건 맞습니다. 렌탈숍이 어디인지 알려주지 않아서 찾는 데 좀 애먹었는데, 방송에 살짝 스친 지도를 역추적한 결과 뮌헨 북쪽 근교 가르힝(Garching)이라는 작은 마을에 있는 곳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세 번째로는 축구.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를 찾아가는 모습이 나왔습니다. 내부의 박물관, 그리고 그라운드를 보여주었습니다.

네 번째는 학세입니다. 방송에 나온 레스토랑은 마리아 광장에 있는 도니즐(Donisl)이라는 곳이구요. 여기서 1리터 맥주를 마시면서 "학캅쇼"라 부른다고 이야기하는데,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1리터 맥주를 뜻하는 단어는 마스(Maß)입니다. 그러면 학캅쇼는 뭔고 하니, 여기서 뮌헨 6대 맥주 중 하나인 하커프쇼르(Hacker-Pschorr)의 맥주를 팔거든요. 그런데 하커프쇼르의 발음이 어려워서 영어권에서는 학컵쇼(hac-kerp-schorr인 셈)라고 부릅니다. 아마 그걸 듣고 1리터 맥주가 학캅쇼라고 오해했던 것 같아요. 학캅쇼는 1리터 맥주를 뜻하는 게 아니라 맥주 브랜드라는 것을 기억해두세요. 참고로 뮌헨 6대 맥주는 호프브로이, 아우구스티너, 뢰벤브로이, 슈파텐, 파울라너, 하커프쇼르입니다.


다섯 번째로 뮌헨 랜드마크라며 마리아 광장의 신 시청사와 성 페터 교회 전망대, 그리고 빅투알리엔 시장에서 맥주와 소시지로 배를 채우는 모습이 나왔습니다. 워낙 유명한 관광지인데다가 이 블로그에도 관련 내용이 많으니 설명은 패스합니다.


자료화면을 구할 수 없는 나머지 두 가지는, 비어바이크와 리버서핑입니다.


비어바이크는 여러명이 맥주를 마시며 페달을 밟으며 나아가는 자전거인데, 독일에서 축제 등 신나게 놀 때 자주 등장합니다. 독일에서 맥주를 마시고 자전거를 타는 건 음주운전이라 불법입니다. 그러나 비어바이크는 운전자가 따로 있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라고 합니다.


리버서핑은 영국 정원의 급류에서 현지인이 서핑을 즐기는 이색적인 모습인데요. 주변에 렌탈숍이나 샤워장이 있는 게 아니라, 문자 그대로 급류에서 현지인이 놀다 가는 거라서 직접 장비를 갖춰입고 옵니다. 여행자가 쉽게 도전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대신 구경하는 재미는 쏠쏠합니다.


남자가 환장할 7가지라고 했는데, 평범한 여행자가 실제로 경험하는 게 어려운 올드카 렌트, 비어바이크, 리버서핑을 제외한 나머지 4가지는 실제로 보편적으로 즐길 수 있는 뮌헨의 매력 포인트가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