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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두.유.Travel to Germany :: #109. 로텐부르크 맛집, 추어 횔

로맨틱가도의 아름다운 소도시 로텐부르크(Rothenburg ob der Tauber)는 관광도시로 명성이 자자하기 때문에 구시가지에 정말 많은 레스토랑과 카페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을 꼽으라면 바로 여기, 추어 횔(Zur Höll)입니다.

추어 횔은 중세의 건물이 다 남아있는 로텐부르크에서도 가장 오래 된 건물로 꼽히는 장소입니다. 이 아담한 반목조 건물에서 가장 오래 된 부분은 무려 900년대부터 존재했다고 하니 1000년이 훨씬 넘은 역사를 가지고 있죠. 존재 자체가 문화재나 다름없는 곳일뿐 아니라 그렇게 수백년의 세월 동안 로텐부르크에서 저녁에 한 잔 마시며 회포를 풀 수 있는 핫플레이스로 인기가 높았던 곳이기도 합니다.


추어 횔이라는 이름이 다소 발음하기 어렵고 어색하다면, 같은 뜻의 영어 이름으로 기억하세요. 투 헬(to hell). 그 이름은 "지옥으로"라는 뜻입니다. 식당 이름이 "지옥"이라니 대체 무슨 사연일까요?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중세에 추어 횔이 있는 골목은 매우 어둡고 음침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식당으로 가는 길이 마치 지옥으로 가는 길 같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진 거라고 하네요.

유명세에 비해 내부는 좁습니다. 그래서 거의 예약 손님으로 늘 만석. 만약 예약 없이 가려면 문 여는 시간(오후 5시)에 맞춰 가보고, 운 좋게 앉으면 다행이지만 불가능하다고 하면 그 날 밤 9시 이후의 시간대로 예약을 하고 나왔다가 다시 찾아가야 됩니다. 저는 문 열자마자 들어갔는데 다행히 혼자라 그런지 앉을 수 있었습니다.


계단을 내려가 지하에 있는 동굴 같은 방으로 안내해주었는데, 알고 보니 이 동굴 같은 방이 이 건물의 가장 오래 된 곳, 그러니까 로텐부르크의 가장 오래 된 건물이었다고 하네요.

추어 횔은 바인슈투베(Weinstube)입니다. 바인(Wein)은 와인, 슈투베(Stube)는 방, 그러니까 바인슈투베는 우리식 표현으로는 와인바 정도가 어울립니다. 그러니 추어 횔에 왔다면 일단 와인이 기본이 되어야겠죠.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구비해두고 잔 또는 병으로 판매합니다. 기왕 왔다면 프랑켄와인을 주문하세요. 로텐부르크가 프랑켄 지역에 속하니 로텐부르크에서는 프랑켄와인을 먹어봐야죠. 사진 속 율리우스슈피탈(Juliusspital)이 가장 유명한 프랑켄와인 중 하나입니다.

요리는 소시지, 스테이크, 립 등 다양한 육류 요리 위주입니다. 또한 "오늘의 메뉴" 식으로 날마다 이런저런 요리들이 준비됩니다. 간단한 안주류가 필요하다면 치즈 플레이트나 작은 소시지 등도 있습니다. 양 푸짐하고, 소스는 달큰하고 고기는 간이 센 전형적인 서양 요리의 맛입니다. 독일 향토요리의 맛은 아니지만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는 보편적인 맛이라서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인기가 높습니다.

그대로 끝내기엔 서운하니 시원한 맥주로 입가심합니다. 로텐부르크 주변 지역에서 만드는 프랑켄 지역의 맥주입니다. 맥주잔에 레스토랑의 마스코트인 악마가 귀엽게 그려져 있었습니다. 게다가 독일에서는 처음 본 "금테(?) 두른 잔"이었어요. 관광도시의 인기 맛집다운 센스가 느껴졌습니다.


예약은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이메일(info@hoell.rothenburg.de) 보내기, 전화하기, 방문해서 예약하기. 아무래도 우리 같은 여행자들에게는 이메일이 "그나마" 편한 방법일 것 같습니다. 뭐 이렇게까지 불편하게 갈만한 가치가 있냐고 물으신다면, 당연하다고 답하겠습니다. 참고로 일요일은 휴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