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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두.유.Travel to Germany :: #113. 함부르크 미니어처 원더랜드

독일관광청에서 매년 외국인 여행자를 대상으로 독일의 베스트 관광지를 설문조사하여 순위를 집계해 발표합니다. 가장 최근 발표된 2017년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곳이 함부르크에 있습니다.

베를린이나 뮌헨도 아니고, 유명한 관광도시라는 하이델베르크도 아니고, 퓌센에 있는 "백조의 성"도 아니고, 함부르크의 미니어처 원더랜드(Miniatur Wunderland; 독일어 발음으로 "미니아투어 분더란트")가 바로 1위입니다.


여기는 어떤 곳일까요? 일단 기본 콘셉트는 마치 "소인국 테마파크"를 연상케 합니다. 실제 존재하는 장소를 미니어처로 재현한 테마파크죠.


그런 곳이 유명한 관광지를 다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면 뭔가 특별한 게 있는 거죠. 미니어처 원더랜드는 "움직인다"는 게 가장 큰 매력포인트입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실제의 축소판으로 재현된 공간 속에서 기차나 자동차 등 모빌리티 미니어처가 자동으로 움직여요. 즉, 에펠탑 같은 유명한 빌딩을 조그맣게 만들었으니 사진 찍고 가라는 평범한 테마파크가 아니라, 실제 살아 움직이는 세상의 축소판을 보는 것 같아 문자 그대로 "소인국"을 보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함부르크를 포함해 독일의 주요 도시들과 국립공원, 오스트리아 스위스 북유럽 이탈리아 등 유럽의 주요 장소들과 미국까지 정교하게 재현되어 있고, 일부 전시실은 조명을 껐다 켜면서 도시의 야경까지 재현합니다. 낮과 밤까지 재현하겠다는 그 발상이 아주 세심하다고 느껴집니다. 가장 최근에 오픈한 베네치아 전시실은 곤돌라가 움직이는 걸 보여주기까지 합니다.

그 꼼꼼함이 극에 달한 전시실은 크누핑엔 공항(Knuffingen Airport)이라는 이름의 가상 공항입니다. 크누핑엔은 가상의 도시이며, 크누핑엔 공항은 거기에 딸린 공항인데요. 소인국의 공항을 창조했어요. 100여대의 비행기가 실제로 이착륙합니다. 정교하게 프로그래밍된 SW로 제어하여 비행기가 뜨고 내리고 활주로를 달리는 그 모든 상황들을 실제 공항에서 관제하듯 조율합니다. 비행기가 이륙할 때 전광판에 그 비행기가 이륙한다고 안내되고, 이륙 준비 중인 비행기는 수하물을 적재하는 등 문자 그대로 "미니 공항"입니다.


이런 모빌리티 미니어처 테마파크로는 이미 세계 최대 규모라고 하는데요. 이게 끝이 아니라 2028년까지의 추가 전시실 오픈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특히 내년에는 F1 레이싱 서키트를 포함한 모나코 전시실이 오픈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쌩쌩 달리는 레이싱카는 또 어떻게 재현하여 감탄을 자아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미니어처 특별전도 있습니다. 가령, 전쟁이 끝난 뒤 황폐해진 베를린에서 시작해 동서로 나뉘고 동서가 다른 풍경을 이루다가 장벽이 무너지기까지의 그 모든 역사를 미니어처로 재현한 것은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걸 보면서 역사 공부를 할 수 있다니, 독일의 학생들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미니어처 원더랜드는 집중해서 관람하면 깨알같은 재미도 볼 수 있습니다. 가령, 크누핑엔 공항에 UFO가 나타나는 것처럼 말입니다. 집요할 정도로 세심한 손재주, 그것을 아우르는 첨단 SW의 기술력, 모빌리티에 대한 국민적 열망 등 독일의 모든 것이 이 "소인국"에 압축되어 있습니다. 단연코, 지금 독일에서 가장 주목받는 관광지가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