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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 #1

"꽃할배"의 새 여행지는 독일이라는 유수의 언론 보도를 믿었는데, 낚였습니다. <꽃보다 할배 리턴즈>의 목적지는 동유럽, 그 중 독일은 베를린만 포함되었고, 실질적으로 체코-오스트리아가 주 목적지였네요. 그래도 독일 외에도 잘 아는 곳들인지라 방송 리뷰를 적어봅니다.

1화(2018.6.29 방송)에서는 사전모임과 첫 여행지인 독일 베를린의 숙소에 도착하는 것까지만 나옵니다. 100분 정도 되는 긴 시간이었지만 인트로 같은 방송이었기에 사실 별 내용이 없어서 코멘터리를 붙일 게 별로 없네요.

헬싱키 경유면 핀에어 타고 간 건데요. 굳이 직항이 없어 환승해야 하는 루트를 택하면서 출발지를 베를린으로 했다면 이유가 있는 거겠죠. 분명 제작진이 방송으로 베를린에서 보여주고 싶은 그림이 있었기에 결정했을 겁니다.

베를린 테겔 공항에 도착. 선진국 수도의 공항인데 굉장히 아담한 곳이죠. 베를린 신공항이 기약없이 미뤄진 덕에 여전히 아담한 테겔 공항이 관문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테겔 공항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서베를린에 주둔한 프랑스군이 군사 목적으로 만든 공항입니다(그 전에는 작은 비행장이었습니다). 그러니 규모가 클 이유가 없었죠. 이걸 통일 후에도 지금까지 사용하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겁니다.

혹시 눈썰미 좋은 분들은 "응?" 하는 생각 들지 않으셨나요? 26.9유로가 6으로 나누어 떨어지지 않잖아요. 휙 지나가는 순간에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면 당신의 암산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이런 금액이 나온 이유는, 5인권(19.9유로)과 1인권(7유로)을 구매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5인권은 5명이 함께 있어야 됩니다. 방송처럼 막 여기저기 흩어져서 탑승하면 검표 시 난처한 일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환승 포함하여 한 방향으로 한 번 탑승하는 1회권도 있는데 약간의 비용 낭비가 발생한 셈입니다. 테겔 공항에서 대중교통 티켓 파는 데는 따로 있고 판매기도 있거든요. 거기서 1회권 구입했으면 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는 실질적으로 한인민박 숙소만 보여주고 끝났습니다. 내용 자체는 별 게 없는데 러닝타임을 꽤 길게 잡았죠. 전철에서 내린 뒤 숙소까지 한참 걸어가는 것처럼 나오는데, 구글맵으로 찍어보면 400m 거리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만큼 어르신들의 여행은 호흡이 느립니다. 혹시 이 민박이 어디인지 궁금하다면 아래 지도 참조하세요.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는 자막입니다. 서독의 공식 수도는 서베를린이 맞습니다. 베를린은 독일제국 출범 이래 바이마르 공화국, 나치 독일을 거쳐 분단 시절까지도 쭉 독일의 수도였습니다. 다만 서베를린이 동독 한가운데 섬처럼 고립된 장소였기에 서독 내에 임시로 수도를 둔 곳이 본입니다. 본은 서독의 "임시수도"입니다.

실질적으로 베를린에서는 하루 여행하는 일정이더군요. 국회의사당이나 베를린 대성당 등 꼭 가보아야 할 곳도 관심없다고 자를 정도로 베를린의 극히 일부만 방송에 나올 것 같은데요. 베를린 여행의 콘셉트를 "과거"로 잡은 것 같습니다. 프로이센의 영광, 나치 독일의 만행, 동서 분단의 비극 등 근현대사의 수많은 장면들이 베를린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것을 하루동안 부지런히 순례할 계획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꽃할배 어르신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그 분들은 국가의 분단을 직접 본 사람들이잖아요. 저같은 사람이야 분단된 이후에 태어나서 분단된 현실만 보고 자랐지만, 그 분들은 하나의 국가일 때 태어나서 분단과 전쟁을 직접 두 눈으로 보았던 분들일 테니, 분단과 통일의 현장인 베를린을 보면서 어떤 소회를 이야기할지 다음 방송이 기대됩니다.



이 포스팅은 "내가 여행하는 이유(EU)" 포스트에 함께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