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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두.유.Travel to Germany :: #120. 독일의 여름 날씨

독일의 봄 날씨에 이어 독일의 여름 날씨를 간략하게 정리합니다.


여름은 좁게 보면 7~8월, 넓게 보면 6~9월 정도인데요. 한여름에는 기온이 30도 이상 올라가며 많이 덥고, 그 대신 한국처럼 장마나 태풍이 없어 여름에는 비가 많이 오지 않습니다. 그만큼 맑은 날이 많아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어 여행하기에 매우 좋습니다. 사진이 정말 청명하고 화사하게 나오거든요.

그런데 독일은 에어컨이 별로 없습니다. 백화점 같은 상업시설에 들어가도 냉방을 거의 하지 않아요. 가정집에는 에어컨이 아예 없는 경우도 많고요. 왜인고 하니, 덥기는 하지만 습하지 않아서 실내는 비교적 쾌적하기 때문입니다. 검소하기로 유명한 독일인들이 전기료 많이 먹는 에어컨을 멀리 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쨌든 30도 넘어가는 더운 날 야외에서 열심히 걷다보면 땀이 비오듯 흐릅니다. 매우 덥다고 느껴질 때 가장 쉽고 좋은 방법은 교회에 들어가는 겁니다. 교회는 지붕이 높으니까 여름에도 내부가 아주 선선합니다. 교회에서 잠깐 앉아있으면 땀이 금방 식고 뽀송해집니다. 유명한 교회가 아니더라도 동네마다 큼직한 교회는 하나씩 있기 마련이고, 종교행사가 없는 낮시간에는 개방해두는 경우가 많으니 일부러 어디를 찾아가지 않아도 문 열린 교회를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에어컨이 드물다는 점에서 한 가지 유념할 중요한 내용이 있는데요.


숙소에도 냉방시설이 없는 곳이 많아요. 현대식 호텔은 대부분 에어컨이 있지만 낡은 건물을 개조한 3성급 이하의 호텔이나 호스텔에는 에어컨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습하지 않아 실내가 덥지 않으니 평상시에는 큰 불편은 없습니다만, 여름에도 비가 아예 오지 않지는 않을 것 아니에요. 비가 오거나 비오기 직전의 습한 날씨에서는 냉방 없는 숙소에서 잘 때 열대야를 겪는 듯한 불편을 느낄 수는 있을 겁니다.


습하지 않아서인지 몰라도 여름에 모기가 많지는 않습니다. 솔직히 저는 그렇게 숱하게 독일을 오갔지만 독일에서 모기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그래도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모기약을 파는 걸 보면 모기가 있기는 있는 모양입니다.

또 하나의 특이사항. 여름은 낮이 매우 깁니다. 밤 10시가 되어도 밖이 환해요. 위 사진은 함부르크에서 밤 10시 넘어 찍은 겁니다. 낮이 길다는 건 그만큼 관광할 시간이 많이 확보된다는 뜻이라 여행에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야경을 보려면 12시 가까이 자지 않고 기다려야 하니 여행에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아울러 독일의 봄 날씨에도 언급했듯이, 갈수록 이상기후가 발생하는 빈도가 높아진다는 점은 기억하세요. 7월에도 아침 저녁으로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가을 날씨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여름 옷을 챙기되 혹 쌀쌀할 때 걸칠 겉옷 하나 정도 챙겨주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민소매, 핫팬츠 등 뭘 입어도 사람들은 신경쓰지 않으니 편한대로 준비하시고, 돌바닥이 많다는 것을 고려해 샌들보다는 운동화를 권장합니다. 햇살이 따가우니 썬크림이나 썬글라스 등은 필수품이나 마찬가지이며, 데오드란트 종류도 챙기면 좋습니다. 특히 서양인은 암내(?)에 민감한 편이라 여름에 데오드란트를 잘 바르는 걸 에티켓으로 여깁니다.

여름에는 날이 더우니 아무 데나 널부러져서 젤라또나 찬 음료를 마시며 수다 떠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름에는 더 한가롭고 여유로운 풍경이 펼쳐지곤 합니다.


가을 날씨에 대한 포스팅은 가을철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