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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두.유.Travel to Germany :: #144. 옥토버페스트, 뮌헨이 전부가 아니다?

옥토버페스트 하면 누구나 뮌헨의 맥주축제를 생각할 겁니다. 맞습니다. 그런데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는 "10월의 축제"라는 뜻. 그러니까 10월에 축제를 열면 누구나 옥토버페스트라고 불러도 말이 됩니다.


옥토버페스트의 본질은 맥주축제가 아니라 민속축제라고 몇 차례 이야기한바 있습니다. 독일인은 최소 한 세기 이상 그렇게 놀았습니다. 넓은 공터에 놀이시설과 무대를 설치해 한 바탕 놀고, 일상에 빠질 수 없는 맥주를 준비하고, 맥주에 어울리는 음식이나 간식을 준비하고, 어른과 아이가 기분좋게 한바탕 놀고 돌아가는 축제의 전통을 모든 지역에서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뮌헨은 워낙 맥주로 유명한 도시이다보니 "맥주판"의 규모가 커졌고, 그래서 맥주축제로 명성을 날리게 된 것이죠.


다시 말해서, 뮌헨보다 규모는 작을지라도 어느 지역이든 가을철에 한바탕 놀 축제의 현장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옥토버페스트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10월에 하는 축제니까요.

물론 그 중에서 일부러 찾아갈만한 곳은 뮌헨의 옥토버페스트가 맞습니다. 매년 수백만명이 찾아오는 국제적인 행사에 걸맞는 볼거리와 놀거리가 가득합니다. 그러나 10월 초에 독일을 여행한다면, 뮌헨의 옥토버페스트 외에 또 다른 옥토버페스트가 많다는 것을 기억해두세요. 독일 어디를 여행하든, 규모가 좀 있는 도시에 가면 비슷한 시기에 저마다의 옥토버페스트를 즐기는 모습을 보게 될 테니까요.


참고로 뮌헨의 옥토버페스트는 2018년 9월 22일부터 10월 7일까지 열립니다. 이하 모든 일정은 2018년 기준입니다.

베를린의 옥토버페스트도 제법 성대하게 열립니다. 베를린의 축제 장소는 쿠르트슈마허담(Kurt-Schmacher-Damm). 시내에서 약간 떨어져 있어 일부러 찾아가야 되지만 그만한 놀거리는 갖춰져 있습니다. 또한 시내 알렉산더 광장에도 뮌헨의 맥주 회사 파울라너가 주관하는 옥토버페스트가 열려서 소소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일정은 9월 21일부터 10월 14일까지.

뮌헨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함부르크에서도 뮌헨 스타일의 축제를 열고 옥토버페스트라고 부릅니다. 바이에른 스타일로 꾸미고 뮌헨의 맥주를 마시며 신나게 놀 수 있으니 멀리 뮌헨까지 가지 않아도 함부르크 시민들이 축제 분위기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죠. 축제 장소는 반트스베커 비즌(Wandsbeker Wiesn). 일정은 9월 21일부터 10월 7일까지.

독일의 관문 프랑크푸르트에서도 소소한 옥토버페스트가 열립니다. 바이에른 분위기를 한껏 살려서 시즌 맞춰 즐기는 이벤트 성격이 강합니다. 대신 맥주는 프랑크푸르트의 빈딩(Binding) 양조장에서 축제를 위해 따로 만든 페스트비어를 마십니다. 9월 12일부터 10월 7일까지.


쾰른, 도르트문트, 라이프치히 등 규모 있는 도시들은 어디든 이런 식으로 뮌헨과 바이에른 분위기를 살린 옥토버페스가 열립니다. 일부는 뮤지션이나 DJ의 공연을 메인 이벤트로 하여 축제 입장료가 따로 있는 대신, 마치 초대형 클럽에서 노는 것 같은 현대적인 놀거리를 선사합니다.


솔직히 이야기하여 이런 옥토버페스트를 구경하려고 일부러 찾아갈 정도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만, 10월 초에 독일을 여행한다면 이런 도시들을 지나칠 때 잠깐이라도 즐기며 독일인의 일상에 동참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뮌헨의 옥토버페스트만큼은 아니더라도, 뮌헨을 흉내내는 게 아니라 고유의 색깔과 전통을 가진 유서깊은 옥토버페스트 두 곳만큼은 따로 소개합니다.

하노버의 옥토버페스트는 매년 봄, 여름, 가을마다 열리는 쉬첸 축제라는 민속축제의 가을 테마인데요. 매 계절마다 열리는 만큼 기본적인 축제의 구성이 하노버 전통 스타일이고, 하노버의 맥주와 먹거리가 메인입니다. 하노버의 봄 축제인 프륄링페스트를 한 번 소개해드린 바 있는데, 그와 분위기가 유사합니다. 일정은 9월 28일부터 10월 14일까지.

정식 명칭이 피히맨넬 옥토버페스트(Pichmännel-Oktoberfest)인 드레스덴의 옥토버페스트 역시 뮌헨 스타일을 흉내내지 않고 드레스덴의 맥주와 먹거리를 중심으로 흥겨운 공연과 놀거리를 갖추고 있습니다. 구동독 지역이라 보다 동유럽 스타일에 가까운 호방한(?) 축제를 만날 수 있습니다. 9월 27일부터 10월 13일까지.


독일은 겨울 날씨가 좋지 못하죠. 그래서 겨울이 오기 전 가을에 신명나게 놀아야 되니까 어디를 가든 이런 축제는 반드시 만나게 됩니다. 심지어 소도시에 가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소박하게 즐기는 지역 행사를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숙박대란이 벌어질 정도로 미어터지는 곳은 뮌헨 외에는 없습니다. 굳이 하나 더 꼽으라면 슈투트가르트 정도(슈투트가르트의 가을 민속축제는 별도로 소개할 예정입니다). 그러니 미리 예약하며 준비하지 않아도 이런 전국적인 옥토버페스트는 얼마든지 즐길 수 있습니다.



이 포스팅은 "내가 여행하는 이유(EU)" 포스트에 함께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