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두.유. Travel to Germany

두.유.Travel to Germany :: #147. 뉘른베르크 민속축제

뮌헨의 옥토버페스트와 같은 독일의 민속축제 문화에 대해 소개해드린바 있습니다. 이번에는 뮌헨과 같은 바이에른주에 속한 뉘른베르크의 민속축제 이야기입니다. 축제 이름도 담백하게 뉘른베르크 민속축제(Nürnberger Volksfest)라고 부릅니다. 매년 봄, 가을에 열리는데, 저는 그중에서 가을 축제를 이야기하렵니다.

가을 축제라고 하지만 기간은 여름부터 초가을, 요즘 같은 기후에서는 여름 축제라 해도 어색하지 않겠네요. 2018년 일정은 8월 24일부터 9월 9일까지입니다. 아마 제법 더운 날씨일 겁니다.


왜 뉘른베르크는 이렇게 축제를 일찍 하는고 하니, 결국 뮌헨의 옥토버페스트와의 중복을 피하기 위함이죠. 뮌헨과 뉘른베르크는 기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가까운 곳에 있으니 동시에 축제를 열기엔 좀 그렇잖아요.


하지만 축제를 이어나갈 당위는 있습니다. 왕에 의해 시작된 특별한 축제거든요. 그것도 뮌헨의 옥토버페스트를 만든 바이에른의 루트비히 1세에 의해 시작된 축제거든요. 즉, 말하자면 옥토버페스트와 쌍둥이 같은 존재라고나 할까요. 기간을 달리 해서라도 전통을 이어가야 하는 거죠.


루트비히 1세는 왕이 되기 전 왕자 시절에 자신의 결혼식을 특별하게 만들고자 백성을 초대해 스포츠 제전을 열었는데 그게 옥토버페스트의 기원입니다. 1810년입니다. 이후 왕이 되고 난 이듬해인 1826년, 바이에른 제2의 도시인 뉘른베르크에서도 스포츠 제전을 곁들인 축제를 시작했으니 그게 뉘른베르크 민속축제의 기원입니다.


이후 축제가 열리는 장소나 이름이 종종 바뀌기는 했지만 그 전통은 살아남아서 오늘날에 이릅니다. 오늘날에는 두첸트 호수(Dutzendteich) 부근의 공터에서 열리는데요. 이 자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거대한 전당대회장을 만들다가 미완성으로 끝나버린 장소이기도 합니다. 나치의 흉물을 옆에 두고, 과거의 만행을 떠올리면서 축제를 즐기게 됩니다. 아이들이 신나게 놀다가도 자연스럽게 역사를 접할 수 있기에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모습을 높게 평가합니다.


축제를 즐기는 방식은 다른 민속축제와 유사합니다. 공터에 갖가지 놀이시설이 설치되고, 맥주를 파는 대형 천막이 설치되고요. 뉘른베르크 축제는 도시의 규모도 크고 그 기간도 다른 축제와 겹치지 않아서인지 방문객도 많이 찾는 편입니다. 매해 200만명 정도가 온다고 하니까 독일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특히 하루를 "여성의 날"로 지정하여, 이 날만큼은 모든 여성 방문자가 단 1유로로 모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놀이시설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것부터 비명을 지르게 하는 아찔한 것까지 골고루 있으니 여성 여행자는 각 1유로만 내고 신나게 놀다 갈 수 있습니다. 올해 여성의 날은 9월 6일입니다.


그리고 마지막날인 9월 9일 밤에는 엄청난 불꽃놀이까지 보여주면서 폐막합니다. 축제 기간 중 가장 붐비고, 가장 뜨거운 날이 될 것입니다.


옥토버페스트와 같은 뿌리를 가진, 옥토버페스트가 열리는 근처에서 한 달 먼저 열리는, 옥토버페스트만큼은 아닐지라도 많은 사람이 찾아와 같은 방식으로 놀 수 있는, 뉘른베르크 민속축제는 옥토버페스트의 리허설이라 해도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