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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389. 베를린 24시간 편의점, 슈페티

서울은 골목마다 24시간 편의점이 있죠. 독일에서는 그런 걸 보기 힘듭니다. 아니, 아예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밤 시간에 돌아다니는 사람 자체가 없으니까요. 독일에서 24시간 영업하는 곳은 맥도날드나 버거킹, 이런 종류들입니다.


그런데 베를린은 예외입니다. 하여간 이 도시는 독일에서 예외적인 모습이 참 많아요. 온갖 문화가 뒤섞인 글로벌 도시인데다가 클럽 문화가 유명하고 이민자도 많이 거주하니까 베를린에서는 24시간 편의점을 더러 발견하게 됩니다. 서울처럼 골목마다 있는 정도는 아니고, 띄엄띄엄 있습니다.

이런 편의점을 독일어로 슈페티(Späti)라고 부릅니다. "늦다"는 뜻의 형용사 슈펫(spät)에서 파생된 단어니까 "늦게 여는 곳" 정도의 의미라고 하겠네요. 꼭 24시간 영업을 보장하는 이름은 아니지만 거의 대부분 슈페티는 24시간 영업합니다. 주로 이민자들이 가게를 꾸립니다.


만약 마트나 슈퍼마켓이 다 닫을 밤 10시 이후에 갑자기 맥주를 사고 싶다면, 지금 당장 시원한 맥주 한 캔 사서 숙소에 들어가 마셔야 속이 풀리겠다면, 슈페티로 가시면 됩니다. 구글맵을 열고 Späti를 검색하면 인근의 매장이 검색될 것입니다.


물론 슈페티는 슈퍼마켓보다 가격이 더 비쌉니다. 체감상 1.5배 정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낮에 일부러 갈만한 메리트는 없고, 슈퍼마켓이 다 문 닫은 밤에 정 필요하면 효용가치가 있습니다.


이것도 베를린이니까 가능한 모습이구요. 함부르크, 뮌헨 등 다른 대도시에서도 이런 문화는 거의 찾기 어렵습니다. 아주 예외적으로 이민자가 많은 골목에 하나 있을까 하는 정도, 그런데 이런 골목은 우리가 밤에 여행하기에는 부적절하니 여행자의 시선에서는 24시간 편의점은 베를린에서만 찾을 수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면 베를린이 아닌 다른 도시에서 밤에 맥주나 물이 꼭 필요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숙소가 있을 테니 거기 바에 가서 구입하시면 됩니다. 특히 호스텔은 그런 게 잘 되어 있습니다.


호텔은 비싼 자체 레스토랑에서만 판매할 수도 있는데요. 그래서 숙소에서 구매하기는 어렵다면, 차선책으로 새벽까지 문을 여는 되너 임비스에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되너 임비스에서 물이나 맥주만 사서 나오는 거죠. 물론 비싼 건 감수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