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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424. 따뜻한 맥주, 글뤼비어

독일여행에 조금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겨울 여행을 준비할 때 글뤼바인(Glühwein)을 종종 들어보았을 겁니다. 저도 크리스마스마켓 등 겨울 여행정보를 이야기할 때 여러번 언급했는데, 생각해보니 이 시리즈에서는 글뤼바인만 이야기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 나중에 크리스마스마켓 시즌에 한 번 따로 글을 올리려고 합니다.


이번 글은 글뤼바인이 아니라 글뤼비어(Glühbier)가 주인공입니다. 글뤼바인이 따뜻한 와인(바인; Wein)이죠. 유추할수 있듯 글뤼비어는 따뜻한 맥주(비어; Bier)입니다.


맥주를 따뜻하게 마신다고? 시원하게 냉장한 맥주만 마시는 우리의 관점에서는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는 발상입니다. 글뤼바인과 비슷해요. 맥주에 허브나 향신료, 과일 등을 넣고 끓여 마시는 방식입니다.

다만, 아무래도 끓여서 마시려면 와인처럼 '단 맛'이 베이스로 깔려야 합니다. 그래서 일반 맥주로 만드는 게 아니라 체리맥주가 베이스가 됩니다. 독일은 맥주순수령의 전통이 강해 체리맥주를 즐겨 마시지는 않죠. 글뤼비어의 발상지는 벨기에입니다.


특히 벨기에의 시그니처 맥주라 할 수 있는 람빅맥주 중에서 체리맛이 나는 크릭(Kriek)을 베이스로 글뤼비어를 만드는 게 가장 보편적입니다. 이런 글뤼비어를 처음 개발한 곳이 벨기에에 있는 세인트 루이스(St. Louis) 양조장이라고 하고요. 그래서 위 사진처럼 세인트 루이스 크릭 비어를 바탕으로 만든 글뤼비어를 많이 만나게 됩니다.


글뤼비어는 특히 야외 축제 현장에서 종종 접하게 될 것입니다. 글뤼바인과 마찬가지로, 추운 겨울에 야외에서 활동하려면 따뜻한 걸 마셔 체온을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판매하는 음료입니다. 맥주광이라면 한 번 도전해볼만하죠.


맛은 굉장히 독특합니다. 람빅 맥주 자체가 독특한 풍미가 있는데, 여기에 체리맛과 향신료 맛이 더해져서 뭐라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독창적인 맛을 냅니다.


저도 맥주 깨나 마신다는 사람인데, 이런 맛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뭐라 설명하기가 참 어렵네요. 미치도록 맛있어서 또 마시고 싶은 맛은 아닙니다만 겨울에 여행하면서 재미삼아 마셔보시면 독특한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