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두.유. Travel to Germany

#438. 2020 독일 핫플, 오버아머가우

독일에 갈 곳이 참 많습니다. 어차피 90일 무비자 기간 내내 여행해도 다 볼 수 없을만큼 갈 곳이 많아요. 결국 고르고 고르고 골라서 여행지를 정해야 할텐데, 올해 독일여행하실 분들에게는 2020년이기 때문에 가보면 좋을 곳이 있어 따로 소개합니다. 이른바, "2020 독일 핫플". 오버아머가우(Oberammergau)가 첫번째 핫플입니다.

오버아머가우는 독일 남쪽 끄트머리, 알프스 산자락에 있는 작은 소도시입니다. 산골 마을이라 해도 되겠네요. 보시다시피 예쁜 건물들이 띄엄띄엄 자리하고 있어 매우 평온한 분위기입니다.

그러면 오버아머가우의 마을 풍경은 뭐가 특별한고 하니, 이렇게 건물마다 외벽에 그림이나 장식으로 화사하게 장식되어 있습니다. 이건 알프스 마을, 특히 독일 바이에른의 알프스 지역에서 발견되는 특징입니다. 마을 풍경도 참 예쁘지만 각각의 건물들이 이처럼 화사한 그림으로 옷을 입고 있어 마치 마을 전체가 갤러리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각 건물마다 그림과 장식을 들여다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발견됩니다. 십자가에 달린 예수그리스도, 또는 예수그리스도의 고난과 관련된 표현이 많습니다.


오버아머가우는 수난극(Passionsspiele)으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수난극은 중세 기독교 문화권에서 발달한 공연 형태인데, 쉽게 말해 예수그리스도의 수난(십자가 처형부터 부활까지)을 주제로 연극을 공연하는 것입니다. 오버아머가우는 수난극의 수준이 높아 중세부터 명성을 떨쳤으며, 마을도 이렇게 장식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날에도 오버아머가우에는 10년마다 한번씩 수난극 축제를 엽니다. 물론 특정 종교의 축제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중세 독일의 한 민속문화가 그대로 명맥을 잇는 귀중한 전통축제라고 볼 수도 있겠죠. 첫 공연이 1634년에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이래봬도 축제 기간 중 방문하는 사람이 수십만명이 넘는 인기 축제입니다. 그렇다보니 오버아머가우 시내는 호텔과 상점 등 상업시설이 많습니다. 평소에는 산골 마을처럼 조용하다가 축제가 열리면 온 도시가 북적거리게 되죠.

벽화는 코앞에서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건물 외벽의 접근을 막을 수 없으니까요. 매우 정성스럽게 관리되고 있어 언제 찾아가도 화사하고 예쁩니다.


오버아머가우의 이런 매력은 늘 거기 있는 것인데 왜 제가 2020년 핫플로 오버아머가우를 선택했을까요?

바로 2020년이 수난극이 열리는 해이기 때문입니다. 10년을 기다린 축제가 올해 열립니다. 이게 42번째 축제라고 해요. 첫 공연이 1634년이라고 했죠. 약 400년 동안 42번의 축제, 즉 옛날부터 약 10년마다 열려왔던 모양입니다.


축제 일정은 5월 16일부터 10월 4일까지. 홈페이지에서 티켓 예매도 가능합니다.


물론 독일어로 공연되기는 합니다만 기독교인이라면 이미 연극의 내용을 다 알고 있을 것이므로 관람에 큰 지장은 없을 것입니다. 또한 기독교인이 아니라면 꼭 공연을 관람하지는 않더라도 축제 분위기에 물든 예쁜 마을의 풍경을 여행하는 재미가 있겠죠. 10년을 기다리면서 얼마나 준비를 열심히 했겠습니까. 분명 재미있을 겁니다.

참고로 오버아머가우는 에탈(Ettal)로 가는 버스를 타는 길목이기도 합니다. 에탈에 그 유명한 "미치광이왕" 루트비히 2세가 남긴 린더호프성(Schloss Linderhof)이 있습니다. 린더호프성과 동화 같은 마을 풍경만으로도 오버아머가우 여행의 만족도는 보장할 수 있습니다.


무려 400년 가까운 전통을 잇는 곳 오버아머가우처럼 독일의 소도시는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 곳이 많아요. 그래서 알면 알수록 여행하는 재미가 더해집니다. 이런 이야기를 오프라인에서 전해드리는 시간도 준비했습니다.

유럽에 소도시가 예쁜 나라는 많습니다. 전반적으로 전통을 소중히 하기에 어느 나라에 가든 예쁜 소도시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독일은 그 중에서도 원톱입니다. 아예 다른 지점에서, 다른 철학과 매력을 가진 소도시가 기다립니다. 독일에서는 꼭 소도시 여행의 매력을 경험해보시기 바랍니다.



이 포스팅은 "내가 여행하는 이유(EU)" 포스트에 함께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