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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450. 주차타워 속 로마 유적

독일 레겐스부르크(Regensburg)는 고대 로마제국의 군사기지가 있던 곳입니다. 그때부터 도시가 시작한 셈이니 독일에서 가장 오래 된 도시를 꼽을 때 늘 거론되는 곳이죠. 오늘날에도 레겐스부르크에 로마의 유적이 여럿 남아 있습니다.


이번 글로 소개해드릴 곳은 레겐스부르크에 있는 로마 유적입니다. 그런데 범상치 않게도 로마 유적이 주차 타워에 있습니다.

겉에서 보면 그냥 주차 타워입니다. 그런데 안으로 들어가니 상당히 양호한 상태로 보존된 성벽이 있습니다. 레기온스라거마우어(Legionslagermauer)라고 부르는데, 직역하면 "병영 창고 성벽" 쯤 되겠습니다. 군부대의 물자를 보관한 -매우 중요한- 창고를 지킨 성벽이라는 뜻이겠죠,


1971년 이 자리에 주차 타워를 짓기 위해 땅을 팠는데 성벽이 발굴됐어요. 레겐스부르크에서는 성벽을 발굴하여 그 자리에 보존 및 공개하는 조건으로 주차 타워 건설 재개를 승인하였고, 그래서 주차 타워 속에 이런 로마 유적이 떡하니 나타나는 것입니다.


성벽만 있는 게 아니라 맞은편에는 시청각 자료를 보여주는 모니터도 설치하여 당시 로마군이 아마도 이러한 모습으로 주둔했을 것이라는 역사가의 추정을 근거로 그래픽을 보여줍니다.

주차 타워는 24시간 열려 있으니 이곳도 24시간 열려 있습니다. 타워 내에 있어서 날씨의 영향 없이 로마 제국의 유적을 볼 수 있는 괜찮은 장소입니다. 당연히 입장료도 없고요. 중앙역에서 레겐스부르크 중심부로 가는 길목에 있으니 어차피 여기를 지나가게 되거든요. 잠시 들러 구경해볼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