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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454. 평화의 도시, 뮌스터X오스나브뤼크

이번주에 네이버 여행플러스에 연재하는 독일역사 여행기로 종교개혁 이후의 30년 전쟁이 언급되었습니다. 이 전쟁으로 독일(당시 신성로마제국) 인구의 1/3이 사망하였고(일부 자료는 사망자를 2/3라고 보기도 함) 전국토가 황폐화 된 참혹한 순간이었습니다.

전쟁은 표면적으로 가톨릭과 개신교의 종교전쟁이었습니다. 물론 실제로는 유럽 각국이 영토 쟁탈을 노리고 종교를 빌미로 독일 땅에서 벌인 세계대전이었습니다만, 아무튼 종교전쟁으로 시작했으니 끝을 맺더라도 종교전쟁으로 끝내야했죠. 결국 가톨릭은 개신교를 공인하기에 이릅니다. 전쟁을 끝내고자 양측이 협상한 자리를 베스트팔렌 조약(Westfälischer Friede)이라 부릅니다.


하지만 이 순간까지도 양측은 자존심이 남아서 서로 자기 영역에서 협상해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고, 결국 가톨릭 도시에서 한 번, 개신교 도시에서 한 번 협상하여 총 두 번의 협상 끝에 베스트팔렌 조약이 체결됩니다. 바로 이 두 협상 장소가 독일의 뮌스터(Münster)와 오스나브뤼크(Osnabrück)입니다.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베스트팔렌 조약이 체결된 장소는 두 도시의 구 시청사입니다. 이로 인해 두 도시는 스스로를 평화의 도시(Friedenstadt)라고 부르고 있고요. 구 시청사 내에는 각각 회담장으로 사용된 홀이 보존되어 기념관으로 공개되어 있습니다.


뮌스터와 오스나브뤼크 모두 독일의 소도시가 보여주는 매력을 한껏 뽐내는 예쁜 마을인데요. 평화의 도시라는 것 외에도 공통점이 있어요.

구 시청사 부근의 구시가지는 옛 건축물이 줄지어 늘어선 거리 또는 광장이 조성되어 풍경이 근사합니다. 독일이 소도시로 유명한데, 다른 유명한 소도시에 견주어 뒤떨어지지 않는 예쁜 구시가지를 가지고 있어요.

화려하지는 않지만 육중한 카리스마를 뽐내는 거대한 로마네스크 양식의 대성당도 구시가지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옛 권력자의 궁전입니다. 독일은 소도시에도 화려한 궁전이 남아있는 경우가 많은데, 두 도시는 궁전을 대학교로 사용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독일 내에서는 알아주는 대학교에 속하고, 학생도 많다보니 이 주변에는 늘 젊은이들의 여유롭고 활기찬 일상이 펼쳐지죠. 특히 뮌스터 궁전은 바로크 양식의 자태가 상당히 근사합니다.


그밖에도 뮌스터와 오스나브뤼크는 크고 작은 교회 등 옛 건축물과 개성적인 박물관 등이 구시가지를 빼곡히 채우고 있으며, 뮌스터는 넓은 호수도 있어 풍경이 매우 여유롭고 평온한 도시입니다.


두 도시가 기차로 1시간 미만 거리에 있습니다. 하루에 몰아서 관광하며 그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하며 여행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이상, 참혹한 전쟁을 종식한 평화의 도시, 쌍둥이처럼 닮은 예쁜 소도시 뮌스터와 오스나브뤼크를 짧게 소개해드렸습니다.



이 포스팅은 "내가 여행하는 이유(EU)" 포스트에 함께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