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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독일뉴스

News | 프랑크푸르트 코로나 파티와 폭동에 대하여

프랑크푸르트의 광장에서 밤새 술 마시며 파티를 벌이던 시민이 폭도로 돌변해 경찰을 공격하고 39명이 구금되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지난 번 슈투트가르트에서 벌어진 사건과 유사한 것 같아 맥락을 확인하고자 독일 언론을 몇 군데 뒤져보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술집과 유흥업소가 폐쇄된 이후 독일 대도시의 젊은이들은 주말 밤에 큰 광장에 모여 자기들끼리 술 마시며 밤새 파티를 벌인다. 파티라고 표현은 하지만, 그냥 자기들끼리 술 마시고 떠들다 해산하는 정도다. 그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것일뿐. 프랑크푸르트에서도 지난 2개월 동안 오페라 광장(Opernplatz)이 젊은이들의 집결지가 되었으며, 2~3천명씩 모였다고 한다. 물론 그동안 불미스러운 사고는 없었지만 그들이 남기고 간 쓰레기와 배설물 때문에 프랑크푸르트에서도 쭉 논란이 되었던 모양이다.


프랑크푸르트 시당국과 경찰은 오페라 광장에 쓰레기통과 간이 화장실을 설치하기로 하였다. 광장을 폐쇄해봤자 어차피 이들은 어디선가 모여 파티를 즐길 것이고, 더욱 더 통제가 안 되고 밀접 접촉이 유발될 것이므로 차라리 널찍한 광장에 모여 놀다 해산하게 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19일 새벽 1시경부터 파티를 즐기는 이들 사이에 다툼이 발생해 소란스러워져 많은 이들이 광장을 떠났으나 수백명이 남아 계속 다툼을 벌인 모양이다. 그러다 한 명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새벽 3시경 경찰이 개입했는데 이들이 경찰에게 술병을 던지며 저항하다가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그 후 주변의 수백명이 환호하며 경찰차 등에 술병을 던지기 시작하였고, 결국 경찰특공대가 투입되어 39명을 구금하였는데 이들 중 1명을 빼고 모두 17~21세 남성이었다고 한다. 국내 언론에 보도된 것을 보니 17~21세 이민자 남성이라고 적었는데, 프랑크푸르트 대표 지역신문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을 통해 프랑크푸르트 경찰서장이 발표한 것을 보니 이민자는 소수라고 한다.


필자가 보기에 이 사건은 슈투트가르트에서 일어난 일과 유사하다. 미국에서 흑인 시위가 벌어진 이후 기본적으로 유럽의 젊은이들 사이에 경찰과 공권력에 대한 엄청난 적대감이 느껴진다. 경찰을 공격하는 것에 희열을 느끼고, 이걸 또 SNS에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만족을 느끼는, 괴상한 심리가 엿보인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는 모르겠으나 미국 흑인 시위 이후 젊은이들 사이의 기류가 묘하게(그리고 과격하게) 흘러가는 것은 분명한 사실로 보이며, 몇년 전 난민 이슈가 촉발한 극우 광풍과는 또 다른 차원에서 사회를 어지럽히지 않을까 우려된다.


아울러, 국내 언론이 이 사건을 "코로나 파티"라고 이름 붙이며 보도했는데, 코로나 확진자를 데려와서 일부러 감염되려고 즐기는 코로나 파티와는 전혀 다르다. 기자의 보도윤리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