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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독일뉴스

News | 코로나는 독일 최대 백화점을 문 닫게 한다.

한국의 ㄹ백화점과 ㅅ백화점처럼 독일의 백화점 유통업계를 양분하는 프랜차이즈가 카우프호프(Kaufhof)와 카르슈타트(Karstadt)다. 대도시뿐 아니라 어지간한 중형 도시에도 꼭 지점이 하나씩 있을 정도로 보편화되어 있다. 우리가 흔히 독일에서 쇼핑할만한 것으로 주방용품, 아웃도어, 스포츠용품 등을 꼽기 때문에 백화점 쇼핑은 필수. 그렇다보니 한국인 여행자에게도 카우프호프와 카르슈타트는 유명하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운영이 썩 잘 된 것은 아니었다. 아무래도 최근 몇년사이 독일의 부동산 시세 상승이 직격탄이 된 것 같다. 카우프호프는 2015년 외국자본에 넘어갔고, 2019년 카르슈타트까지 합병하여 하나의 공룡 유통회사가 되었다. 한국으로 따지면 ㄹ백화점과 ㅅ백화점이 하나의 회사가 된 셈.


그러나 코로나19는 공룡 유통회사에게 자비가 없었다. 연방정부 차원의 도시 폐쇄로 인한 영업정지, 그 후에도 다중 시설 이용의 부담감으로 인한 매출 저하, 하지만 이미 많이 인상되어버린 임대료가 두루 발목을 잡아버렸다. 현재 두 프랜차이즈로 운영되는 백화점 지점이 독일에 172곳 있는데, 이 중 62곳이 문을 닫을 운명이다. 또한 카르슈타트 백화점의 자회사인 스포츠레저 전문 유통점 카르슈타트 슈포르트(Karstadt Sport) 역시 지점의 2/3가 문을 닫을 계획이다.

최근 미국도 대형 유통업체 지점이 연달아 페점하여 뉴스가 되었는데, 독일도 비슷한 운명을 피할 수 없어보인다. 높은 임대료, 아마존과 이베이 등 온라인 커머스의 성장 등으로 백화점이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드는데다가 워낙 검소한 독일인이 성향까지 고려하면 당연한 귀결일지 모른다. 그나마 이런 백화점은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쇼핑객이 "큰 손" 역할을 하는데 코로나로 발길이 끊겼을 테니 답이 없을 것이다.


아직도 아날로그 시스템이 주도하는 독일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정말 큰 변화가 예상된다. 공룡 유통업체의 위기와 그로 인한 상업 구조 재편도 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