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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481. 함부르크 하펜시티 박물관 모음

2018년 개장 이래 늘 뜨거운 엘브필하모니(Elbphilharmonie) 극장입니다. 신구의 조화에 바탕을 둔 도시계획의 절정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죠. 엘브필하모니가 위치한 함부르크의 하펜시티(Hafencity) 전체에 동일한 철학이 가득합니다.

하펜시티는 두 세기 전에 조성된 항구의 창고구역입니다. 함부르크의 큰 무역항의 배후에서 교역품을 보관하는 창고와 관련 사무실이 마치 아파트처럼 군집되어 있는데, 남아있는 규모도 엄청나서 함부르크의 전성기 때 이 항구가 얼마나 붐볐을지 유추하게 해줍니다. 도시의 번영과도 직결되는 함부르크 항구의 역사의 증인인 하펜시티는 함부르크의 각별한 애정을 담아 미래 도시로 개발 중입니다.


곳곳에 크고 작은 박물관도 속속 들어서고 있어 여행자도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기 좋아요. 이번 글은 함부르크 하펜시티에 위치한 박물관만 한 데 모아서 소개하는 시간입니다. (2020년 9월 기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한 하펜시티 창고거리의 오랜 역사를 기록한 창고거리 박물관(Speicherstadtmuseum)입니다. 하펜시티의 메인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888년 지어진 건물에 위치한 이 박물관에서 하펜시티의 과거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00년도에 건축된 10층짜리 창고건물에 자리잡은 초대형 박물관, 국제 해양 박물관(Internationales Maritimes Museum)은 상선, 군함 등 온갖 '배'에 대한 방대한 전시품을 자랑합니다. 규모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당연히 시립 또는 국립일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개인 소장품을 바탕으로 재단을 만들어 개관한 것이라고 해요. 함부르크에서는 이 창고 건물을 무상임대하고 개조비용을 부담했다고 합니다.

역시 항구도시에 어울리는 곳. 독일 세관박물관(Deutsches Zollmuseum)입니다. 독일뿐 아니라 고대 로마부터 시작하여 현대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세관과 관세의 역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여행자의 시선으로는 좀 어려운 내용들이기는 해요. 하지만 독일의 출범이 관세동맹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독일인에게는 이곳의 컬렉션이 상당히 중요한 의의를 갖습니다.

항구의 주요 교역품인 차[茶] 박물관도 있습니다. 독일의 유명 차 제조업체 메스머(Meßmer)에서 만든 모멘툼(Momentum)이라는 곳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메스머에서 운영하는 플래그쉽 스토어 겸 카페인데, 회사의 역사를 보여주는 공간을 만들어 차 박물관처럼 흥미롭게(그리고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역시 창고거리에 잘 어울리는 아이템입니다. 향신료 박물관(Spicy's Gewürzmuseum)에서 전세계의 향신료를 모두 만날 수 있습니다. 향신료 무역에 종사하는 사업가가 오랫동안 소장품을 준비하여 문을 연 개인 박물관이라고 합니다.

항구의 특색을 떠나 신개념 문화지구로서 하펜시티에 일조하는 공간들도 여럿 있어요. 프로토타입 자동차 박물관(Automuseum Prototyp)이 대표적입니다. 이름은 '프로토타입(시제품)'이라고 달려 있는데, 실제 유명 자동차 메이커의 시제품 모델을 여럿 소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게 전부가 아니라 다양한 빈티지 자동차가 훨씬 더 많은, 클래식카 자동차박물관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특정 자동차회사가 아닌 개인이 자기 소장품으로 운영하는 곳이라고 해요.

독일과 유럽 곳곳의 유명 장소를 프라모델로 재현한 미니어처 원더랜드(Miniatur Wunderland)는 아이들이 특히 좋아할만한 곳입니다. 조그맣게 모형으로 재현한 것이 끝이 아닙니다. 자동차, 비행기, 기차 등이 진짜로 움직입니다.


하펜시티는 아직 빈 땅이 많아요. 지금도 한 구역씩 계획을 수립하여 천천히 개발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시설로 채워질 것이고 그 중에는 여행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흥미로운 박물관이나 체험관도 있겠죠.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여 틈틈히 소개하겠습니다.



이 포스팅은 "내가 여행하는 이유(EU)" 포스트에 함께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