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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485. 오리지널 츠비벨무스터

그릇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츠비벨무스터(Zwiebelmuster)라는 이름을 많이 들어보았을 겁니다. 어쩌면 체코 도자기회사라고 알고 있는 분도 있을지 몰라요. 직역하면 "양파 견본" 정도가 되겠고, 의역하면 "양파꽃무늬"라고 하면 자연스럽습니다. 독일어입니다.

츠비벨무스터는 원래 회사 이름이 아닙니다. 도자기 디자인 패턴을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파란색 그림을 섬세하게 수놓은 하얀 도자기의 패턴을 이야기하는 건데요. 언뜻 보면 이조백자(?) 스타일로 보이지 않나요? 매우 동양적인 느낌의 디자인입니다.


츠비벨무스터는 유럽 최초로 도자기를 생산한 마이센 도자기가 고안한 디자인 패턴입니다. 원래 유럽의 도자기는 동양(중국 위주)의 도자기를 열렬히 사랑한 유럽 귀족의 취향을 충족시키려 발명된 것입니다. 그러니 동양풍의 디자인을 입히는 게 자연스럽죠. 마이센 도자기가 동양 느낌을 살려 코발트블루색으로 섬세한 그림이나 문양을 입혔고, 그 모양이 마치 양파꽃처럼 생겼다고 하여 츠비벨무스터라 불렸습니다.


이게 유행하자 유럽의 여러 도자기 업체가 열심히 카피했죠. 체코에도 그런 회사가 있었습니다. 사실상 모든 도자기 회사가 카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게 츠비벨무스터는 하나의 일반명사화 되었습니다만, 마이센이 오리지널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정리하면 될 것 같아요. 츠비벨무스터는 파란 그림이나 문양으로 장식한 도자기의 디자인 패턴을 지칭하는 용어, 따라서 츠비벨무스터 자체가 "고급" "명품"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조잡하게 만들어도 츠비벨무스터라 불러도 될 것입니다. 그러니 수많은 츠비벨무스터 중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것으로, 그림이 섬세하고 선이 자연스럽게 뻗은 것으로, 튼튼한 것으로, 저마다의 관점에 따라 선택하시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무튼 오리지널은 마이센입니다. 그리고 매우 비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