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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보/브레멘

Bremen | #04. (2)롤란트 동상 (a.k.a. 롤랜드)

a.k.a. 롤랜드 | 수호성자 롤란트는 프랑스에서 전설이 시작되었다. 롤란트는 샤를마뉴 대제(카를 대제)의 군인으로 수많은 전쟁에서 매우 큰 공적을 올린 "무적의 군인"이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카를 대제의 후손인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각지에서 롤란트가 수호의 아이콘이 되었다. 롤란트의 전설은 유럽 각지로 퍼져 저마다의 언어로 그를 기리게 되었으므로 Roland를 영어로 롤랜드, 프랑스어로 롤랑, 독일어로 롤란트 등 어떻게 표기해도 다 맞다. 국내에서는 롤랜드라는 표기가 더 보편적이지만 여기서는 독일어인 롤란트로 적는다.


시청사(Rathaus) 앞에 서 있는 커다란 동상은 롤란트(Roland)이다. 이것은 도시를 수호하는 성자의 이미지를 나타낸 것으로, 긴 칼과 방패를 들고 있는 모습이 영락없는 수호신의 그것이다. 1990년에 시청사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원래 독일의 북부 지역에서 이러한 롤란트 동상은 여럿 존재했었다고 한다. 브레멘에서도 이미 1300년대부터 나무로 만든 롤란트 동상이 있었다고. 이후 사암으로 다시 만들어 지금의 모습이 유지되고 있다. 다만, 머리 부분만 새로 만들어 교체하였고, 원래의 머리 부분은 브레멘 북쪽 외곽에 있는 포케 박물관(Focke Museum)에 따로 보관 중이다.


그리고 롤란트 동상과 관련된 두 가지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롤란트 동상이 들고 있는 방패에 새겨진 쌍두(雙頭) 독수리 문양은 독일 황제의 문양이다. 당연히 황제의 허가 없이는 사용할 수 없는 것. 그런데 황제의 통치에서 독립하여 자유를 보장받은 자유국가 브레멘에서 황제의 문양을 새긴 롤란트 동상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어이없게도, 정답은 "문서 위조"라고 한다. 황제의 문서를 위조하여 마치 황제로부터 허가를 받은 것처럼 속여 문양을 넣을 수 있었다고.


두 번째 에피소드는 나폴레옹에 관한 것이다. 나폴레옹이 독일을 침략한 뒤 브레멘에 도달했을 때 그는 롤란트 동상을 본국으로 가져가려 하였다. 만약 그의 뜻대로 이루어졌다면 아마 지금 롤란트 동상은 브레멘이 아닌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브레멘 시민들은 롤란트 동상을 지키기 위해, 이것이 문화적으로 별 볼일 없는, 가치없는 허접한 것이라고 강조하여 나폴레옹의 마음을 바꾸었다고 한다. 덕분에 롤란트 동상은 원래 자리에 그대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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