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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정보/대중교통

3. 티켓 구입 : (6)주의사항

(6) 주의사항


이것은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이다. 필자가 라이프치히(Leipzig)에 방문했을 때 트램을 타기 위해 정류장에 갔는데 티켓 머신이 고장난 상태였다. 일단 트램에 올라타 전차 내의 티켓 머신을 이용하려 했는데 지폐와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기계였다. 하필 그 당시 동전은 충분히 가지고 있지 않았고 결국 표를 살 수 없었다.


그러던 중 검표원이 들어왔고, 필자는 꼼짝없이 무임승차로 벌금을 부과받게 되었다. 자,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표를 사지 못한 것에 필자의 과실이 있었을까? 없다. 돈도 있고 카드도 있는데 다만 동전이 없었을 뿐이다. 카드 결제가 되는 티켓 머신이 고장난 것도 내 탓이 아니다. 하지만 검표원에게 아무리 항변한들 그들은 여행자의 말을 듣지 않는다. 억울하면 나중에 회사에 항의하라는 식이 고작이다.


그 도시에 살지 않는 이상 우리는 그 도시의 대중교통 시스템을 알 수 없다. 티켓 머신에서 카드를 받는지, 지폐를 받는지, 동전을 받는지, 우리는 미리 알 수 없다. 그러니 미리 준비할 수밖에 없다. 어떤 경우이든 당신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일이 있다면 최소한 지폐와 동전은 골고루 준비하시라(동전은 10 센트 이하 단위는 거의 무용지물이다). 라이프치히에서 필자의 항의를 묵살한 검표원은 "항상 5 유로 정도는 동전으로 들고 다니라"는 말까지 했다. 그게 어느나라 법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네들의 사고방식이 그러하다.


사실 독일의 대중교통 시스템상 무임승차하는 현지인도 적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검표원들은 무임승차에 대해 매우 엄격하다. 사정을 하나하나 들어주다보면 방법이 없는 것이다. 그러니 문제가 생겼을 때 말로 해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귀찮고 번거롭더라도 여행자가 미리 준비를 하는 것이 최선이다.


참고로 위의 라이프치히에서의 무임승차 벌금의 결과는 어떠했을까? 필자는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워 대중교통 회사에 편지를 보냈다. 독일인의 습성은 문서에 민감하다. 항의를 하더라도 말로 하고 소리를 지르는 것보다 편지로 정중하게 보내는 것이 효과적이다. 표를 살 수 없었던 이유에 대하여 장황하게 편지를 보냈더니, 순순히 벌금을 취소하겠다는 사과 회신을 받을 수 있었다. (또 웃기는 것은, 항의 편지는 영어로 작성했는데 회신은 독일어로 해준 것이다. 대중교통은 현지인을 대상을 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외국인에게는 이다지도 불친절하다.)


그나마 필자는 당시 독일에서 거주지가 있었기 때문에 벌금 고지서만 받아 납부기간 중 취소받을 수 있었지만, 거주지가 없는 여행자는 그 자리에서 현금으로 벌금을 내야 한다. 걸리면 나중에 항의하고자 해도 여행자에게는 그 또한 사실상 현실성이 없다는 뜻이다. 그러니 다시 강조한다. 본인이 미리 준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