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시정보/에르푸르트

Erfurt | #14. (1)크래머 다리

크래머 다리(Krämerbrücke)는 평범한 다리가 아니다. 다리의 옆에서 보면 이 곳은 다리로 보이지 않는다. 그냥 강 위에 건물들이 떠 있는 곳 같다. 다리 위에 올라가도 이 곳은 다리로 보이지 않는다. 그냥 양편에 건물이 늘어선 거리 위에 서 있는 기분이다.


그렇다. 크래머 다리는 일반적인 다리가 아니라 강 위에 거리를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교각을 만든 뒤 그 양편에 건물을 빼곡하게 짓고, 그 사이에 사람이 다닐 수 있는 좁은 길을 놔둔 것이다. 그래서 다리 위에서 강을 건널 때 강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건물은 다리 위의 길에서 출입이 가능하고, 다리의 양쪽은 광장으로 연결되어 다리 위로 진입하는데 불편이 없게 했다.


이 곳에 늘어선 건물들도 중세의 하프팀버(Half-Timber) 양식을 차용한 목조 건축이 대부분. 그리고 다리의 양쪽 끝 광장에도 비슷한 양식의 건물이 줄지어 있어 다리의 연장선상인 듯한 느낌마저 준다.


이런 특이한 다리가 만들어진 역사도 흥미롭다. 원래 이 곳은 게라 강 위에 놓인 목조 다리가 있었던 곳. 그러다가 1325년 돌다리로 바뀌자 그 위에 사람들이 노점을 차리고 장사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상가가 형성되었다. 그리고 에르푸르트에서 대화재가 발생하여 집을 잃은 사람들이 많이 생기자 시에서는 다리 위에 집을 지을 수 있도록 허가하여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라고 한다.


오늘날에도 다리 위의 집은 사람이 거주하고 있다. 그리고 건물의 1층은 대개 레스토랑이나 기념품숍으로 바뀌어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다리의 길이는 120미터 정도로 짧은 편. 그러나 그 짧은 거리는 매우 아름답다.


* 찾아가는 법 (본 블로그의 추천일정을 기준으로 합니다.)

다리의 어느 쪽으로 가든 상관없으나 동선 상 동쪽에서 서쪽으로 건너는 것을 권한다. 댐헨(Dämmchen)의 어느 쪽에서 왔든 일단 게라 강의 동쪽, 그러니까 시청사나 대성당 등이 있던 곳의 반대편으로 강을 건넌 뒤 오른쪽으로 간다. 여기서 다리가 잘 보이기 때문에(물론 다리로 보이기보다는 강 위에 집들이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찾아가는데 어려움은 없다.



크게 보기

'도시정보 > 에르푸르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Erfurt | #15. 시청사 다리  (0) 2012.09.11
Erfurt | #14. (2)애기디엔 교회  (0) 2012.09.11
Erfurt | #13. 댐헨  (0) 2012.09.11
Erfurt | #12. 아우구스티너 수도원  (0) 2012.09.11
Erfurt | #11. 성 미하엘 교회  (0) 2012.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