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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보/뮌헨

München | Fest. 옥토버 페스트 - 맥주

옥토버 페스트(Oktoberfest)의 주인공은 당연히 맥주. 뮌헨의 6대 양조장은 광장 곳곳에 거대한 축제천막(Festzelt)을 치고 손님을 끌어모은다. 천막이라고 해서 진짜 천막을 생각하면 곤란하다. 가건물 수준으로 거대하고 튼튼하게 올린 천막들이 축제 장식을 달고 화려한 손짓을 한다.


6대 양조장, 즉 호프브로이(Hofbräu), 뢰벤브로이(Löwenbräu), 아우구스티너(Augustiner), 하커 프쇼르(Hacker-Pschorr), 슈파텐브로이(Spatenbräu), 파울라너(Paulaner)의 천막은 하나씩이 아니라 저마다 2개 이상씩 곳곳에 자리잡는다. 그리고 축제를 위해 따로 양조한 맥주와 독일 전통요리를 아낌없이 판매한다.

어디를 가든 맥주잔은 마스(Maß)라고 불리는 1 리터짜리가 기본. 물론 1 리터 이하도 판매하지만, 이 경우에는 따로 제조된 500ml짜리 병맥주를 가져다준다. 특별히 맥주에 거부감이 없다면 1 리터도 술술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한 양조장만 들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양조장의 천막을 다 경험해보고 싶을 때. 6개 양조장을 다 다니면 최소 6 리터가 된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도저히 감당이 안 될 터. 그러니 미리 계획을 세워 1~2곳을 선택해 마시도록 하자. 우선 각 천막을 들어가서 분위기를 살핀 뒤 자신의 마음에 드는 곳을 택하면 후회 없을 것이다.


맥주의 가격은 팁까지 감안했을 때 마스잔이 10 유로 정도. 시내 양조장에서 먹는 것보다는 약간 비싸지만, 세계 3대 축제의 현장임을 고려하면 바가지라고 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워낙 사람이 많고 복잡하니 빈 자리가 보이고 머리수만 맞으면 합석한다고 보면 될 듯. 천막의 실내는 하우스 밴드의 연주와 사람들의 건배까지 더해져 정말 시끄럽다. 조금이라도 조용한 분위기를 원하면 (비가 오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천막 밖의 비어가르텐(Biergarten)으로 가자.


축제 기간 중에는 거의 하루종일 사람이 붐빈다고 보면 되는데, 특히 주말이나 저녁에는 엄청나게 붐빈다. 가급적 평일 점심때쯤에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 때 가더라도 사람들은 충분히 많고, 천막 내에 빈 자리를 쉽게 찾기 어려우며, 그나마 덜 기다리고 덜 부딪히며 축제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화장실은 각 천막마다 자체적으로 마련해놓고 따로 비용도 받지 않는다. 아주 청결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급한 볼 일을 해결할 정도는 된다. 광장에 따로 공중 화장실도 있으나 유료. 

참고로, 옥토버 페스트 시즌이 되면 페스트 비어(Festbier)가 시중에도 판매된다. 앞서 설명하기를, 천막에서 500ml짜리 맥주를 주문하면 병맥주를 가져다준다고 했는데, 그 때 사용되는 맥주이다. 라벨만 따로 만드는게 아니라 맥주 자체가 평소의 맥주와는 제조방법이 다르고, 알코올 도수도 좀 더 높다. 그러니 만약 옥토버 페스트 시즌에 독일에 머물 때 뮌헨에 들르기 힘들다면 시내 마트에서 파는 페스트 비어로 분위기를 내어 볼 수 있다.

시중에서 파는 병맥주뿐 아니라 레스토랑에서도 페스트 비어를 판다. 위 사진은 하노버(Hannover)의 한 레스토랑에서 주문한 뢰벤브로이의 페스트 비어. 옥토버 페스트 현장에서 파는 것과 똑같은 맥주를 이런 식으로 다른 곳에 공급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니 뮌헨에 들르지 못하더라도 아쉬운대로 옥토버 페스트를 간접체험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