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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보/하노버

Hannover | Local. 뤼티에 라게

하노버에는 이 지역만의 특별한 술이 있다. 그것도 전통적으로 내려 온 "족보있는" 술이다. 그 이름은 Lüttje Lage. 발음대로 적으면 "뤼톄 라게", 조금 순화해서 적으면 "뤼티에 라게" 정도로 읽을 수 있는데, 독일어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발음이기 때문에 한글로 적기는 더더욱 까다로우나, 대충 "뤼톄 라게"라고 빨리 말하면 현지인들이 적당히 알아듣는다.


뤼티에 라게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하노버식 소맥"이라고 할 수 있다. 다들 알듯이 소맥은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것. 뤼티에 라게는 럼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것이다. 이 때 맥주는 헤렌호이저(Herrenhäuser) 등 하노버의 로컬 맥주를 사용하며, 일반적인 필스너가 아니라 흑맥주를 사용한다.


뤼티에 라게를 주문하면 커다란 쟁반에 한가득 담아준다. 한 세트가 럼주가 든 작은 잔 11개, 맥주가 든 작은 잔 11개로 구성된다. 그래서 뤼티에 라게는 Lüttje Lagen(뤼톄 라겐)이라고 복수형 표기를 하는 것이 더 일반적이다.


마시는 방법은 조금 까다롭다. 손가락 사이에 맥주잔과 럼주잔을 나란히 잡는데, 럼주잔이 바깥으로 가도록 한다. 이 때 럼주잔을 맥주잔보다 조금 위로 오게 잡고, 그 상태로 마시면 럼주잔에 든 술이 맥주잔으로 떨어지고, 맥주와 함께 입으로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위 사진 참고)


아무런 경험 없이 시도해보면 먹는 술보다 흘리는 술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그냥 번갈아 마시면서 위장 속에서(?) 섞이게 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무난한 방법이지만, 현지인들처럼 한 번 시도는 해보아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