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투트가르트는 벤츠(Benz)와 보쉬(Bosch)의 도시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 "전형적인 공업도시"이다. 슈투트가르트를 흐르는 네카르 강(Neckar River)은 라인 강(Rhein River)의 지류, 그래서 물류의 편의성 때문에 일찌기 공업이 크게 발달하였으며, 그 역사는 세계대전 이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전후 독일이 재건되는 과정에서도 당연히 공업도시 슈투트가르트는 서독 발전의 중심에 있었다. 더 많은 공장이 들어섰고 더 많은 기계를 만들어냈다. 덕분에 도시는 풍요로웠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공장이 많이 들어선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환경오염을 동반한다. 슈투트가르트 역시 마찬가지의 문제로 골치를 앓았다.
슈투트가르트는 일찌기부터 악명 높은 대기오염으로 유명했다. 세계대전을 치르기 전부터 이미 도시의 공기는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었다고 할 정도. 워낙 공장이 많기도 했지만 지리적인 이유도 컸다. 주변에 산지가 많고 그 중간에 놓인 분지 지형이라 공기의 이동이 활발하지 않았던 것. 자연히 오염 물질이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도시에 그대로 남아있어 오염이 누적되는 악순환이 계속되었다.
그린 유(Green U)는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한 슈투트가르트의 노력의 산물이다.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공장을 폐쇄하지 않는 이상 방법은 하나뿐, 바로 오염 물질이 잔류하지 않도록 "바람길"을 열어 공기가 활발히 순환되도록 만드는 것이 슈투트가르트가 찾은 해답이었다.
찬 공기는 뜨거운 공기를 밀어낸다. 과학 시간에 배운 간단한 "대류 효과"이다. 슈투트가르트는 대류 효과를 응용했다. 도시에 정체된 공기는 뜨겁다. 반면, 숲에서 생산되는 산소는 차갑다. 그래서 일차적으로는 녹지를 방대하게 조성하여 찬 공기를 많이 만들도록 했다. 그 다음은 바람길의 조성이다. 찬 공기가 뜨거운 공기를 밀어내려면, 밀려나는 공기가 고층건물 등에 가로막히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대기의 흐름을 과학적으로 측정하여, 공기가 이동하는 길에 일체의 고층건물을 짓지 못하도록 했고, 기존에 있는 것도 고도를 강제로 낮추게 했다.
결과는 기적적인 대성공. 그린 유 덕분에 슈투트가르트의 대기는 급속도로 쾌적해졌다. 여전히 벤츠와 보쉬 등 수많은 공장이 가동 중이지만 슈투트가르트는 예전과 같은 환경오염으로 몸살을 앓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린 유 프로젝트가 종료된 것은 물론 아니다. 여전히 슈투트가르트에서는 모든 신축 건물이 도시의 사전 허가를 필요로 한다. 전담 부서에서는 새로운 건물이 들어설 자리의 바람길을 측정하여 고도를 제한하여 건축을 허가한다.
일례로, 벤츠가 슈투트가르트에 신축 건물을 지으려 할 때 국가에서는 허가를 받았으나 슈투트가르트 시에서는 허가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벤츠는 건축 계획을 수정하여 고도를 낮추고 건물 주변에 녹지를 조성하는 대가로 허가를 받았다고 한다. 도시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인 벤츠조차도, 심지어 국가의 허가를 받았다 할지라도, 그린 유 앞에서는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도 위성 지도로 슈투트가르트를 내려다보면, 도시의 3면을 U자 형태로 감싸고 있는 거대한 녹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인간의 문명이 발달할수록 자연은 파괴가 되기 마련인데, 그 인간의 문명이 집요한 연구와 노력을 통해 파괴된 자연도 되살릴 수 있다는 것을 슈투트가르트는 분명하게 증명하고 있다. 환경 오염으로 몸살을 앓는 국가와 도시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슈투트가르트가 보여준 그린 유의 기적은 더 많이 인구에 회자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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