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독일의 쇼핑 - ④ 택스 리펀드
여행자가 독일에서 쇼핑한 뒤에는 택스 리펀드(Tax Refund), 즉 세금 환급을 받을 수 있다. 물건에 포함된 부가세 등 내수에 적용되는 세금을 환급받는 제도로, 독일은 부가세가 19%로 매우 높지만 이 중 환급되는 것은 통상 7~10% 정도이다. 어쨌든 세금 환급을 알차게 받으면 10% 할인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러한 세금 환급을 중계하는 업체는 두 곳, 글로벌 블루(Global Blue)와 프리미어 택스프리(Premier Tax Free)가 있다. 이 중 독일에서는 거의 대부분 글로벌 블루가 담당하며, 위 마크가 가맹점의 출입문이나 카운터에 붙어있다.
환급 조건
택스 리펀드의 조건은 간단하다. 여행자가 구매한 물건을 가지고 출국할 때 환급 조건이 성립한다. 단, 영수증당 최소 25 유로 이상을 구매했을 때 유효하다. (이 기준은 독일이 다른 나라에 비해 굉장히 낮은 것으로 여행자에게 큰 혜택을 주는 것이다.)
따라서 물건을 가지고 출국한다는 것을 증빙하기 위해 출국하는 공항에서 세관에 들러 확인 도장을 받아야 한다. 꼭 한국으로 귀국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EU 밖으로 출국하는 것은 다 유효하다. 독일에서 프랑스로 가는 등 EU 내의 이동일 때는 세관을 거치지 않으므로 환급이 불가능하며, 최종 EU 출국지에서 환급을 받으면 된다.
유학생 등 비자를 받고 체류 중인 외국인은 환급이 불가능하다. 어디까지나 여행자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이다.
환급 방법
아래는, 규정을 FM대로 적용했을 때 택스 리펀드 절차이다.
[1단계] 물건 구입 후 상점에 택스 리펀드 서류(Tax Refund Cheque)를 요청하여 받는다. 외국인이 쇼핑하면 먼저 택스 리펀드를 물어보는 곳도 있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대부분 구매자가 먼저 말해야 서류를 만들어주었다. 서류에는 구매금액과 환급금액 등을 상점에서 적은 뒤 날인 또는 서명을 하고 영수증 원본을 동봉해야 한다. 만약 상점에서 이 절차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으면 환급은 물 건너간 것이다.
* 모든 상점이 택스 리펀드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대개 상점 출입문이나 카운터에 Tax Free 마크가 붙어있는 곳에서만 가능하다. 숙박비, 식비, 교통비 등 자국 내에서 소비되는 것은 세금 환급 대상이 아니며, 대부분 공산품만 해당된다.
[2단계] 서류의 빈칸을 직접 작성한다. 여권번호, 성명, 주소, 국적 등을 기재하고, 환급금 수령 방법을 선택한 뒤 서명을 하면 된다. 간혹 여권번호를 상점에서 직접 적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으니 환급을 받고자 할 때는 여권은 항상 지참하고 있어야 탈이 안 생긴다. (작성 방법은 별도로 부연하였다.)
[3단계] 출국하는 날 해당 물건을 지참하고 공항으로 가서 먼저 항공사에 수속을 하되, 만약 환급 대상 물건이 위탁수하물 속에 있다면 카운터에 이야기하여 수하물을 다시 돌려받아야 한다. 세관이 요청할 때 물건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국제선 공항에 세관은 무조건 존재한다. 꼭 프랑크푸르트(Frankfurt am Main) 등 큰 공항이 아니더라도 가능하다는 뜻.
* 포장을 뜯은 상태인 것은 무관하다. 신발의 세금 환급을 받을 때 신발을 신고 있어도 된다. 중요한 것은 영수증에 찍힌 물건을 세관에 보여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4단계] 공항에 있는 세관(Zoll)에 가서 서류를 제시한다. 원칙대로는, 여권과 항공권도 함께 제시해야 하지만, 세관에서 보여달라고 하면 보여주자. 물건도 세관에서 보여달라고 하는 것만 보여주면 된다. 짐 속에 깊이 넣어두면 꺼낸 뒤 다시 짐을 싸는 것도 난감해지므로, 환급받을 것이 있다면 꺼내기 쉽게 미리 짐을 챙기는 것이 현명하다.
* 단, 구매일로부터 3개월이 경과하면 서류와 물건이 있어도 환급은 불가능하다.
[5단계] 세관에서 도장을 찍어 서류를 돌려줄 것이다. 그러면 도장 받은 서류를 가지고 환급을 신청하면 된다. 공항에서 바로 현금으로 받는 것이 가장 간편하지만 유로화나 달러화로만 환급되는 것이 단점. 그것을 피하려면 서류를 봉투(처음에 상점에서 받을 때 봉투도 동봉되어 있다)에 넣어 우편으로 보내 카드 환급을 신청한다. 봉투에 주소가 적혀있으니 따로 주소를 적을 필요 없으며, 카드 환급 신청 시에는 서류에 본인의 카드번호도 함께 기재해야 한다. 그러면 카드 요금이 나가는 계좌로 환급금이 입금된다(카드 결제대금에서 차감되는 경우가 대부분).
[6단계] 세관에 가져가기 위해 위탁수하물을 돌려받았다면 그것을 다시 탁송해야 한다. 대개 세관 바로 옆에 이러한 짐을 모아놓는 곳이 있으니 세관에 물어보고 안내받은대로 짐을 놓고 나오면 된다. 만약 항공사 카운터로 다시 가라고 하면, 이미 수속은 끝난 짐이므로 카운터에 가서 수하물만 인계하면 된다.
서류 작성 방법
프리미엄 택스프리 서류도 위와 큰 차이는 없다. 카드 환급을 원할 경우 서류에 카드번호까지 기재한 뒤 세관 도장을 받고, 서류를 동봉된 봉투에 넣어 업체로 발송하면 된다. 서류가 여러 장일 경우 봉투 하나에 함께 넣어도 되지만, 글로벌 블루와 프리미엄 택스프리는 반드시 구분하여 발송해야 한다. 우편으로 보낸 경우 처리가 되기까지 길게는 2~3개월까지 소요된다.
글로벌 블루 환급 데스크 위치
각 공항별 환급 데스크 위치는 2012년 기준으로 아래와 같다. 각 목록마다 링크를 클릭하면 자세한 위치 및 업무 시간과 세관의 위치를 안내도로 확인할 수 있다.
1. 프랑크푸르트 공항 : 1터미널 B구역, 2터미널 D구역
3. 베를린 테겔 공항 : A터미널
4. 베를린 쇠네펠트 공항 : A터미널
5. 함부르크 공항 : 1터미널(보안검색 이후 위치)
6. 쾰른/본 공항 : 1터미널 B/C구역 키르쉬너 서점(Kirschner Bookstore), 2터미널 D구역 키르쉬너 서점
7. 하노버 공항 : B터미널 공항 서비스센터(Airport Service)
8. 뒤셀도르프 공항 : A터미널
9. 슈투트가르트 공항 : 1터미널 도착층 라이제방크(ReiseBank), 3터미널 라이제방크
10. 드레스덴 공항 : 세관 근처 루프트한자 인포메이션 카운터
11. 라이프치히/할레 공항 : 세관 근처 루프트한자 인포메이션 카운터
12. 뉘른베르크 공항 : 도착층 A출구 부근 도이체 라이제뷔로(Deutsche Reisebüro)
13. 프랑크푸르트-한 공항 : A터미널 트래블엑스(Travelex)
14. 멤밍엔 공항 : 출발층 인포메이션 카운터
위 데스크에서 프리미엄 택스프리 서류는 취급하지 않는다. 프리미엄 택스프리는 봉투에 동봉하여 우편으로 발송하는 것이 최선이다. 만약 공항이 아니라 육로로 독일을 떠나는 경우 모두 EU 내 이동이므로 최종 EU 출국국가에서 환급을 받으면 된다. 유일한 예외가 EU가 아닌 스위스인데, 기차로 스위스에 갈 때는 바젤 역 등 국경을 지날 때 기차역에 있는 세관에서 도장을 받고, 자동차로 스위스에 갈 때는 국경을 넘을 때 세관이 있다.
환급 수수료
정확한 날짜는 모르겠지만 2013~2014년 사이의 언젠가부터 글로벌블루의 환급 수수료가 생겼다. 현금 환급 시 "서류당 3 유로"를 수수료로 공제한다. 만약 환급액이 3 유로 미만이라면 그 서류는 현금 환급이 불가능하다. 수수료는 택스 리펀드 서류당 계산한다. 환급액이 얼마든 서류 한 장당 3 유로를 징수하는 방식이다. 이것은 현금 환급 시에만 적용되며 카드 환급 시에는 수수료가 없다.
2017년 다시 확인한바로 현금 환급 수수료가 올랐다. 환급액이 50 유로 이하일 때 수수료 3 유로, 100 유로 이하일 때 5 유로, 500 유로 이하일 때 5%, 500 유로 초과 시 25 유로를 공제하고 환급한다. 서류당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같다. 가령, 2장의 환급 서류가 있는데 각각 환급액이 5 유로, 100 유로라면 수수료로 각각 3 유로, 5 유로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환급액이 3 유로 이하라면 수수료를 공제하면 환급액은 0이 되는 것이니 아예 현금 환급 신청 자체가 불가능하다(신청할 이유도 없지만).
카드 환급 변경사항 (프랑크푸르트 공항 기준)
2016년 4월 확인 : 프랑크푸르트 공항의 글로벌블루 카운터에서 환급 받을 때 변경사항이 있다. 카드 환급을 신청하면 그 자리에서 직원이 카드를 받아 마이너스 결제를 넣어준다. 가령, 환급액이 총 50 유로라면 그 자리에서 50 유로 마이너스 결제를 넣어주는 것이다. 서류를 우편으로 보내면 중간에 누락되기도 하는데 이렇게 현장에서 바로 결제하면 절대 누락될 일이 없으므로 매우 편리한 "진화"라 생각한다. 물론 이 방식을 이용하려면 카드를 지참하고 있어야 한다. 본인 카드인지는 따로 확인하지 않는 것 같았지만 원칙적으로 서류에 기재된 이름과 카드의 이름이 같아야 할 것이다.
공항별 주의사항
큰 공항과 작은 공항은 장단점이 있다. 큰 공항은 신청자가 너무 많아 모든 서류를 일일이 체크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여 물건을 보여달라고 하지도 못하고 심지어 여권을 보자는 말도 안 하는 경우가 많다. 혹시라도 규정에 어긋나는 환급을 신청하려 할 때 큰 공항에서 모른척 하고 서류를 내면 확인도 하지 않고 도장을 찍어줄 수도 있다는 뜻. 하지만 신청자가 많기 때문에 세관 도장 받고 서류 제출하는 줄이 너무 길어 시간이 많이 지체되는 단점이 있다. 시간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환급을 포기하는 사람도 많이 보았다. 따라서 프랑크푸르트, 뮌헨, 베를린 등 큰 공항에서 환급을 받으려면 최소한 출발 3시간 전에는 공항에 도착해야 차질이 없을 것이다.
반면 작은 공항은 신청자가 적어 기다릴 일이 별로 없어 시간 안배가 용이한 장점이 있는 대신 세관에서 규정을 까다롭게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물건도 일일이 확인함은 물론이다. 또한 공항이 작다는 것은 일하는 직원도 적다는 뜻이므로 세관에 사람이 부족해 줄이 길어지는 일도 생길 수 있다. 독일인의 특성상 아무리 급하다고 체근해봐야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 필자가 하노버 공항에서 택스 리펀드를 신청할 때 10여명이 줄을 서 있는데 정작 직원은 업무 준비를 한답시고 커피를 마시며 컴퓨터만 느긋하게 두들기며 30여분을 지체했던 경험이 있다.
시내에서 환급 신청
예외적으로 공항이 아닌 시내에서 환급 신청이 가능한 곳이 있다. 이런 곳에서는 일단 환급을 해주되 나중에 공항에서 세관 도장을 받아 반드시 글로벌 블루에 우편 접수를 해야 한다. 만약 미리 환급받았다고 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 환급 금액만큼 본인의 카드로 비용이 청구된다.
- 베를린 : 카데베 백화점(KaDeWe), 알렉산더 광장의 카우프호프 백화점(Galeria Kaufhof)
- 뮌헨 : 카우핑어 거리의 카우프호프 백화점, 카르슈타트 백화점(Karstadt), C&A
귀국 후 사후 신청 방법
만약 세관 도장도 받지 못하고 귀국한 경우 원칙적으로 환급은 불가능하다. 단, 일부 자료에 의하면 물건과 영수증 및 서류를 가지고 대사관으로 가면(가령, 독일에서 구매한 것은 주한 독일영사관으로 방문) 도장을 받을 수 있다는 정보도 본 적이 있는데, 검증된 정보는 아니다.
세관 도장은 받았으나 환급 카운터에서 돌려받지 못한 경우 카드 환급으로 우편 발송하거나 또는 하나은행 월드센터에 방문하여 환급 신청을 하는 방법이 있다. 하나은행에서 환급받는 경우에는 환급 금액을 환율 계산하여 원화로 지급해준다. 글로벌 블루만 해당된다.
* 하나은행 월드센터에서 더 이상 글로벌블루 환급업무를 대행하지 않는다. 국내에서 처리하고자 할 경우 국제우편으로 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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