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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정보/대중교통

5. 티켓팅 : (2)펀칭

(2) 펀칭


기존의 가이드북을 비롯하여 국내에서 이미 "펀칭"이라는 단어를 널리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필자도 이 단어로 설명을 한다. 티켓을 검표하는 개찰구는 없으나, 여행자가 직접 기계에 표를 체크하여 스탬프를 받는 작업을 펀칭이라고 표현하고, 독일어로는 entwerten(명사형은 Entwertung), 영어로는 validate 라고 적는다.

펀칭 기계가 우리나라 지하철 개찰구처럼 표를 넣고 지나가는 방식이 아니라, 그냥 조그마한 기계에 티켓을 넣었다가 빼는 것이 고작이기 때문에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기계를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기계는 정류장의 출입구 부근에 있거나, 전차 내 출입문 부근에 있다. 전차 내에 펀칭 기계가 없는 경우도 간혹 있으니 정류장에서 펀칭을 끝내고 전차에 탑승하자.


앞선 포스팅에서 이야기했듯, 펀칭을 해야 할 티켓에 펀칭을 하지 않은채로 들고 있는 것도 무임승차로 본다. 이런 방법은 무임승차하는 사람들이 악용하는 방법인데, 일단 티켓을 구입한 뒤 펀칭하지 않고 있다가 검표원이 전차에 타면 그 때 펀칭을 한다. 그러니 검표원이 전차에 타지 않으면 펀칭하지 않은 티켓을 들고 내렸다가 다음에 또 같은 방법으로 써먹을 수 있다. 그러다보니 이런 악용을 막기 위해 점점 티켓 시스템이 자동화되는 추세로 바뀌고 있으며, 과거에는 펀칭을 해야 티켓이 스탬프로 찍히던 내용, 즉 구입 일시와 장소가 티켓에 자동으로 기재되어 발권되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자동으로 이런 내용이 적힌다면, 한 번 구입해둔 티켓을 두고두고 사용할 수 없게 되므로 무임승차로 악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아직은 일종의 과도기적인 시기이기 때문에 두 가지 방식이 혼재되어 있다는 것. 그래서 도시마다 펀칭을 해야 하는 곳이 있고 그렇지 않은 곳이 있다. 여행자들이 그 모든 내용을 다 외울 수도 없는 노릇. 그래서 펀칭의 필요 여부를 식별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식별 방법은 간단하다. 펀칭이 필요한 티켓은 티켓에 그 내용이 기재된다. 물론 대부분 독일어로 적히거나 부호로만 표시되기 때문에 잘 못 알아볼 수 있는데, 그냥 쉽게 생각해서 티켓에 투입방향을 안내하듯이 화살표가 표시되어 있다면 그것은 펀칭이 필요한 것이고, 그런 안내가 따로 없다면 펀칭이 필요없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만약 그래도 잘 모르겠다면 일단 펀칭 기계에 티켓을 넣어보라. 펀칭이 필요없는 티켓은 기계와 사이즈가 맞지 않아서 투입이 안 된다. 그런 티켓은 펀칭하지 않아도 되고, 기계에 들어가는 티켓은 펀칭을 하면 된다. 만약 그런 티켓이 펀칭이 필요없는 것이라 하더라도 거기에 펀칭을 했다고 해서 당신이 불이익을 받을 것은 전혀 없다.


융통성이 없는 독일인들은 외국인 관광객이 이 생소한 펀칭 제도를 몰랐다고 변명을 해도 귀 기울여 듣지 않는다. 그러니 괜히 티켓까지 산 다음에 벌금을 내야 할 억울한 경험을 만들 필요가 없으니, 여행자가 잘 챙기는 것이 최선이다. S-bahn, U-bahn, 트램, 버스 모두 공통으로 적용되니 꼭 체크할 것. (단, 버스 기사에게 티켓을 구입한 경우 그것이 이미 검표가 된 것으로 간주되어 펀칭은 필요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