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mberg | #01. 케텐 다리

케텐 다리(Kettenbrücke)는 밤베르크 구 시가지로 들어가는 1차 관문. 보행자와 자전거를 위해 만들어진 평범한 현대식 교각이다. 굳이 관광지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이 곳을 첫 번째 코스로 넣은 것은 다리가 아니라 다리 밑을 흐르는 운하 때문이다.

이 곳은 마인-도나우 운하(Main-Donau Kanal)가 흐르는 구간이고, 케텐 다리는 이 운하를 건너가기 위한 다리이다. 마인-도나우 운하는 소위 RMD 운하로 불리는 라인-마인-도나우 운하(Rhein-Main-Donau Kanal)의 일부 구간이다. RMD 운하는 국내에도 그 이름이 수차례 보도된바 있다. 바로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롤모델이었기 때문.

밤베르크는 RMD 운하의 중심지. 오늘날에도 드물게 바지선이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인-도나우 운하가 오늘날의 모습을 갖게 된 것은 1960년대인데, 사실 이미 200여년 전부터 이 곳에는 인공 운하가 존재하고 있었다. 무역을 위해서는 대서양 쪽으로 연결되는 하천이 필수인데, 유럽의 깊은 내륙지역에는 그런 하천이 없었다. 그래서 유럽 내륙의 가장 큰 강인 도나우 강(Donau River; 다뉴브 강이라고도 한다)과, 북해로 연결되는 라인 강(Rhein River)을 연결하기 위한 인공 운하 사업을 펼친 것이다. 마인 강(Main River)은 라인 강의 지류로서 라인 강으로 연결되기 위해 거쳐가는 코스.

하지만 당시 기술로 만든 인공운하는 썩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미 만들어진 운하를 현대 기술로 운하를 재정비하고자 만든 것이 RMD 운하이다. 바다와 내륙의 연결이라는 당위성으로 만들었으나 그마저도 많은 부작용을 안고 있어 오늘날에도 천덕꾸러기 신세 취급을 받는 이 곳이, 3면이 바다인 나라에서 갑자기 만들겠노라 선언한 대운하의 롤모델이라는 사실.

그러니 밤베르크에 갈 일이 있다면 한 번 직접 마인-도나우 운하를 구경해보자. 정치적인 견해를 배제하고 들여다보아도 우리가 한동안 얼마나 미련한 사회적 낭비를 하고 있었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찾아가는 법 (본 블로그의 추천일정을 기준으로 합니다.)

기차역(Bahnhof)의 정면으로 난 루이트폴트 거리(Luitpoldstraße)를 따라 계속 직진하다가 우측으로 오버 쾨니히 거리(Obere Königstraße)가 나오면 우회전, 그리고 왼쪽으로 케텐 다리 거리(Kettenbrückestraße)가 있는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다리가 곧장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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