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각 도시마다 개성적인 시청사 건물들을 짓는다지만, 아마도 가장 개성적인 시청사는 밤베르크의 구 시청사(Altes Rathaus)가 아닐까 싶다. 물 위에 떠 있는 시청은 적어도 독일 내에서는 이 곳이 유일할 테니.
구 시청사는 레그니츠 강(Regnitz River) 위에 놓인 두 개의 다리에 지어졌다. 두 개의 다리는 각각 "위의 다리"와 "아래 다리"를 뜻하는 오버 다리(Obere Brücke)와 운터 다리(Untere Brücke).
대체 무슨 이유로 이런 시청을 짓게 되었을까? 14세기 중반에 시청사 건설이 결정되었을 때, 강 위쪽의 주교의 영역과 강 아래쪽의 시민의 영역이 서로 자기들 쪽에 시청을 세워야 한다고 다투었다고 한다. 양보가 없는 팽팽한 대립으로 인해, 결국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곳에 시청을 짓기 위해 다리 위에 짓기로 했다고. 그래서 11세기 경부터 놓여 있었던 오버 다리와 운터 다리에 걸치도록 시청을 만든 것이다.
고딕 양식과 로코코 양식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건축물로 꼽힌다. 또한 시청사가 놓인 오버 다리와 운터 다리도 곳곳에 조각으로 장식되어 있고, 다리에서 좌우를 바라보는 전망도 훌륭하다. 특히 운터 다리에서는 작은 베네치아(Klein Venedig)도 조망할 수 있다.
만약 물 위에 떠 있는 구 시청사의 전체 모습을 담고 싶다면, 구 시가지에서 가이어스뵈르트 성(Schloss Geyerswörth)으로 곧장 건너갈 수 있는 간이 다리 위에서 가장 좋은 각도가 나온다(가장 위 사진).
구 시청사 내부에 루트비히 전시관(Sammlung Ludwig)이라는 이름의 미술관도 운영한다. 가장 주력 전시품목은 도자기. 마이센과 님펜부르크 등 유서깊은 자기공방의 도예품이 꽤 알차게 전시되어 있다. 자신들의 수집품으로 쾰른(Köln), 아헨(Aachen) 등 독일 여러 곳에 미술관을 만든 페터 & 이레네 루트비히(Peter & Irene Ludwig) 부부가 도예품을 밤베르크에 "영구 대여(사실상의 기증)"해 만든 미술관이다.
입장료 및 개장시간 : [확인]
* 찾아가는 법 (본 블로그의 추천일정을 기준으로 합니다.)
작은 베네치아를 강 건너편에서 본 뒤 다시 왔던 길로 도미니카너 거리(Dominikanerstraße)로 돌아간다. 여기서 도미니카너 거리를 따라 거리의 끝까지 가면 운터 다리가 나오고, 원래 왔던 길로 돌아가서 카롤리나 거리(Karolinenstraße)로 간 뒤에 거리의 끝까지 가면 오버 다리가 나온다. 오버 다리와 운터 다리 모두 한 번씩 건너보면서 시청사를 사방에서 구경하는 것도 좋다.
구 시청사에서 기차역까지 갈 때는, 오버 다리나 운터 다리로 강을 건너가 직진하면 그뤼너 마르크트 광장(Grüner Markt)이 나온다. 여기서부터는 처음에 왔던 길의 역순으로 되돌아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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