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시정보/크베들린부르크

Quedlinburg | Introduction. 크베들린부르크

독일이라는 국가의 틀도 잡히지 않은 오래 전 동프랑크 왕국 시절 한 때 국가의 수도였던 곳. 1000년을 훨씬 넘는 역사를 가진 고도(古都) 크베들린부르크(Quedlinburg)는 하르츠 산맥(Harz) 기슭에 오늘날까지도 조용히 숨쉬고 있다.


그런데 독일의 아픈 현대사는 이 작고 평화로운 도시마저도 한때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크베들린부르크에 포로수용소가 만들어져 이 작은 마을에 포로를 실어나르는 기차가 수시로 드나들어야 했던 것이다. 심지어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는 크베들린부르크를 성지로 만들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의 화마(火魔)는 이 도시를 피해갔다. 덕분에 크베들린부르크는 전쟁 중 거의 파괴되지 않아 중세 르네상스의 원형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는 도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한때 포로들을 실어나르던 기차역 앞 반호프 광장(Bahnhofsplatz)에는 전쟁의 희생자들에게 건네는 듯한 장미꽃을 든 소녀가 보인다.


잘 보존된 구 시가지는 오늘날 전쟁포로가 아닌 관광객을 무수히 끌어모으고 있다. 낡은 흔적이 역력하지만, 그래서 더욱 중세의 느낌이 잘 간직된 구 시가지는 골목 골목에서 과거의 체취가 물씬 풍기며, 전쟁의 아픔은 찾아보기 힘들다. 오랫동안 동프랑크 왕국과 작센(Sachsen) 공국의 지도자가 머물렀던 유서깊은 슈티프트 교회(Stiftskirche St.Servatius)와 성(Schloss Quedlinburg)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참고로, 국내에서는 퀘들린부르크라고 적는 자료도 종종 보이는데, 독일어 발음 표기상 크베들린부르크라고 적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