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독일의 여행편의 - ② 와이파이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은 길거리를 포함한 전국에서 와이파이가 잘 터지는 것을 당연시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리듬에 길들여진 사람은 외국에 가도 비슷한 인프라를 기대하게 될 것이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이를 활용할 준비를 해서 여행을 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처럼 공공 와이파이가 충실한 나라가 전세계에도 몇 없다는 것을 잊어서는 곤란하다. 하물며 사회의 변화가 더딘 독일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독일에서는 공공 와이파이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낫다. 전혀 없지는 않지만 일부러 그것을 찾아다니기도 힘들기 때문에 와이파이는 사용을 못한다고 생각하고 여행을 준비해야 차질이 없을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지도를 찾거나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하고, 사진을 찍어 바로 백업하고, 자신의 SNS에서도 올리고 싶은 사람이 한두명이 아니겠지만, 이런 식의 "스마트한" 여행은 아직까지는 독일에서 불가능하다고 보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 여담이지만, 한국인이 고가의 프리미엄급 스마트폰만 들고 다닌다는 것은 소매치기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노리는 소매치기가 특히 많다. 물론 아직 독일은 소매치기가 드물기는 하지만, 아무튼 스마트폰을 활용한 여행은 스스로를 위험에 노출시키는 행위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나 독일에서 와이파이가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일단 투숙할 호텔에 와이파이가 되는지를 확인해보라. 적지 않은 호텔이 투숙객에게 무료로 와이파이를 개방한다. 단, 큰 건물 전체를 커버할 수 없으므로 주로 로비 부근에서 신호가 잘 잡히고, 객실에서는 잘 안 잡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카페도 와이파이가 되는 곳이 늘고 있다. 대개 30분~1시간의 이용 제한을 두지만 어쨌든 급한대로 활용할만하다. 스타벅스는 1시간의 제한이 있지만 계속 갱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하루종일 사용해도 되므로 특히 기억해둘만하다. 원래 스타벅스는 독일 휴대폰 번호로 인증을 받아야 접속이 가능했는데, 2012년 하반기경부터 정책이 변경되어 완전히 오픈을 해둔 것으로 보인다.
맥도날드는 아직 확실치 않다. 원래 맥도날드도 독일(또는 유럽) 휴대폰 번호로 인증을 받아 하루 1시간 사용이 가능했는데, 2012년 10월 방문 당시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는 칸에 대한민국을 포함한 전세계 국가가 목록이 보였다. 당시 필자는 독일 통신사 유심을 사용 중이었기 때문에 한국 번호를 입력해볼 수 없었지만, 2012년 상반기와 인터페이스가 바뀐 것은 분명하므로 한 번 시도해보아도 될 것 같다.
(2013년 6월에 다시 확인해본 결과 대한민국 휴대폰 번호를 입력해도 인증 SMS가 전송되어 맥도날드에서 1시간의 무료 와이파이 사용이 가능한 것을 직접 확인하였다.)
단, 모든 스타벅스와 맥도날드에서 와이파이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작은 기차역에서 테이블 몇 개 세워두고 테이크아웃 위주로 판매하는 소형 매장도 많다. 이런 곳에서 체크해본 결과 와이파이가 제공되지 않는 곳이 더 많았다. 그러니까 정식 매장에서만 가능하다고 정리하면 될 듯. 그런데 매장 입구에 와이파이 가능 여부를 적지 않는 곳이 많으니 만약 와이파이 사용을 목적으로 스타벅스나 맥도날드를 찾는다면, 일단 주문하기 전에 먼저 핫스팟을 검색해보는 것을 권한다.
기차역이나 백화점 등 공공장소에서도 와이파이가 개방된 곳은 드물다. 신호가 잡히는 것이 있더라도 대부분 접속 후 사용시간을 결제하라고 나올 것이다. 예외적으로 베를린(Berlin) 정도만 시내 주요 장소에서 최대 30분까지 공공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니 괜히 핫스팟을 찾아서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는 그냥 속 편하게 와이파이는 잊고 여행만 즐기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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