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크슈피체(Zugspitze)에 오를 때는 세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첫째, 옷차림은 겨울에 맞게 준비해야 한다. 한여름에도 눈이 녹지 않는 곳이다. 당연히 기온이 매우 추우므로 여름에 방문하더라도 외투가 필수이다. 만약 추크슈피체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처음부터 겨울옷을 챙겨서 가야 한다. 두꺼운 패딩까지는 아니더라도 방풍이 되는 아웃도어용 외투 정도는 필요하다. 신발도 마찬가지. 맨 살이 드러나는 슬리퍼나 굽 높은 신발은 고생길이 열리는 지름길이다. 두꺼운 양말과 운동화가 필수이다.
둘째, 고산병에 대비해야 한다. 추크슈피체처럼 높은 곳에 올라가면 -천천히 올라가는게 아니라 기차와 케이블카로 갑자기 2000 미터 이상을 올라가기 때문에- 머리가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리는 고산병 증상을 겪을 수 있다. 심한 경우 구토가 발생하고 탈수 증상이 생겨 여행 전체를 망치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본인이 고산병 증상이 있다면 미리 약을 처방받아 출국하는 것이 좋다.
문제는, 사람마다 고산병이 나타나는 것이 일정치 않기 때문에 평소에는 괜찮던 사람도 갑자기 어지럼증을 호소할 수 있다는 것. 혹시라도 몸에 안 좋은 징후가 발생한다면 일단 정상에 있는 실내 레스토랑 등으로 자리를 옮겨 몸을 움직이지 말고 따뜻하게 하며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만약 충분한 휴식을 취해도 증상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아쉽지만 산을 내려와야 한다. 일단 아이프 호수(Eibsee) 부근까지 내려와서 레스토랑 등에서 쉬면서 몸을 추스릴 것. 그래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으면 돌아설 수밖에 없다. 힘들게 찾아갔는데 그냥 내려오는 것이 절대 쉬운 결정은 아니겠지만, 버티고 있어봤자 나아지지도 않을뿐 아니라 모든 여행을 망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셋째, 정상에 올라가보면 누구나 느낄 수 있겠지만, 우리 관점에서 보았을 때 안전 시설이 그렇게 치밀하지 못한 편이다. 난간이 낮고, 바닥은 쇠로 만들어 혹시 비나 눈이라도 온다면 바닥이 꽤 미끄러워진다. 실제로 플립플랍(쪼리)을 신고 올라갔다가 상처가 생기는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 그리고 뒤에서 다시 부연하겠지만, 추크슈피체 정상에 올라갈 때는 바위를 타고 조금 더 올라가야 하는데, 이 등산로에 기본적인 안전설비조차 없다. 발 한 번 잘못 디디면 그냥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생겼으니 평소 등산에 익숙한 몸이 아니라면 괜한 객기는 절대로 부리지 말자. 현지인들은 안전장비를 직접 가지고 와서 로프에 연결해 안전하게 등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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