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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보/마인츠

Mainz | #19. 로마 극장

마인츠의 기차역 중 남역(Südbahnhof)의 이름이 로마극장 역(Römisches Theater Bahnhof)으로 바뀌었다. 기차역으로 매우 생뚱맞은 이름으로 일부러 바꾼 이유는 뭘까? 기차역에 가보면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바로, 기차역에 옛 고대 로마 제국의 극장터가 있기 때문이다.


마인츠는 고대 로마 제국에서 군사 기지가 있었던 모군티아쿰(Mogontiacum)이라는 이름의 도시였다. 그리고 도시에 거주하던 시민들이 행사 또는 군사 퍼레이드 등의 목적으로 원형극장을 만들었고, 약 1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미루어 알프스 이북에서 가장 큰 로마 원형극장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고대 유적 바로 옆에 기차역이 있는 이유는 뭘까? 그 뒷이야기도 흥미롭다. 1884년 이 지역에 기차역을 만들면서 극장 터가 발굴이 되었다. 그런데 당시만 해도 역사적 가치를 깨닫지 못해서 기차역 건설을 강행한 모양이다. 극장 터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은 1916년, 1차 세계대전 도중 한 역사가에 의해 밝혀졌다. 하지만 당시 연이은 전쟁 등으로 제대로 된 발굴을 할 수는 없던 상황. 결국 로마 극장은 다시 잊혀졌다.


그리고 1999년에 이르러서야 발굴이 재개되었다. 후원금이 모이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봉사에 나서면서 발굴은 가속도가 붙었고, 결국 기차역에 의해 일부 훼손되기는 하였으나 비교적 온전히 보존된 원형 극장이 발굴되었다. 2007년에 발굴이 완료된 뒤 기차역은 로마극장 역으로 이름을 바꾸어 이를 기념하게 되었다.


극장의 모습을 보려면 기차역 반대편 언덕 위로 올라가면 되는데, 동선을 절약하려면 로마극장 역 플래폼에서 철창 너머로 폐허의 일부를 보는 것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 찾아가는 법 (본 블로그의 추천일정을 기준으로 합니다.)

성 이그나츠 교회(St.Ignazkirche)에서 카푸치너 거리(Kapuzinerstraße)로 직진, 거리의 끝에서 좌회전하여 우측의 건물을 끼고 홀츠호프 거리(Holzhofstraße)로 우회전, 그리고 약간 우로 굽은 길을 따라 직진하면 왼편에 로마극장 역이 있다. 그런데 역사 표시가 잘 안 나와있으며, 건물 틈으로 들어가면 역사가 있다. 로마 극장은 가장 먼 쪽 플래폼에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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