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버스 여행에 대한 정보는 대략 정리를 해두었다. 그 결론은 "독일에서는 버스 여행이 힘들다"는 것. 그런데 그 이유를 설명하면서 단서를 하나 달아두었다. 2013년부터 독일의 교통법이 개정되어 이제 철도가 독점하는 운송 시장에 버스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그 변화는 생각보다 빨랐다. 얼마 전 우연히 독일의 한 고속버스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노선들이 잔뜩 생겨, 사실상 전국을 다 커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독일은 뭐든 변화가 늦은 나라이기에 내년이나 되어야 실질적으로 변화를 체감하지 않을까 예상했었는데, 그렇지 않았다.
유로라인의 가맹 업체인 도이체 투어링(Deutsche Touring)은 아직 큰 변화는 감지되지 않았지만, 그와 쌍벽을 이루던 베를린 라인(Berlin Linien)은 노선이 크게 늘었고, 사실 별 의미를 두지 않았던 다인 부스(Dein Bus)는 깜짝 놀랄만큼 노선이 크게 늘었다.
모든 노선을 다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베를린 라인과 다인 부스에서 이것저것 클릭을 해보니 여행에 꽤 유용하겠다는 결론이 섰다. 아직 한계는 뚜렷이 보이지만, 기존의 기차 여행과 병행하면, 특히 비용 면에서 큰 메리트가 있다.
그리고 잠깐 머리를 굴려보니, 이제 독일철도패스가 아예 필요없는 세상이 되었다는 생각도 든다. 열차는 랜더티켓을 주로 하고, 랜더티켓이 유효하지 않은 구간은 버스를 병행하면 되기 때문이다. 버스 요금은 기차를 기준으로 책정된 것 같았다. 같은 주 내에서는 랜더티켓보다 좀 더 저렴하고, 다른 주로 넘어가면 Quer-durchs-Land 티켓보다 좀 더 저렴하다.
여기에 미리 예약하면 최저 5 유로 밑으로도 가능한 조기발권 할인운임을 더하면, 분명히 독일의 넓은 땅덩이를 옮겨다니는 여행에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래서 버스 여행 정보를 다시 쓴다. 기존에 쓴 것들을 지우거나 수정할 수도 있지만, 그냥 새로 쓰는 것을 택했다. 그러면 그 변화가 좀 더 실감나게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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