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센안할트(Sachsen-Anhalt)의 주도(州都) 마그데부르크(Magdeburg). 카를 대제(Karl der Große; 샤를마뉴 대제) 시절부터 도시가 존재했던 대표적인 고도(古都). 이후 작센 선제후가 폴란드 지역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를 삼으면서 도시가 더욱 확장하였다.
함부르크(Hamburg)를 지나 북해로 흘러들어가는 엘베 강(Elbe River) 유역에 위치하여 일찌기부터 무역과 상공업이 발달하였고, 한자동맹의 일원이기도 하였다. 역사적으로 작센 공국, 브란덴부르크 공국 등 그 소속이 계속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다가 프로이센의 군사 요충지를 거쳐 지금은 작센안할트의 주도이자 구 동독 지역의 대표적인 도시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상태.
신구교의 전쟁인 30년 전쟁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많은 피해를 입었다. 여러 차례에 걸쳐 다시 복구된 시가지는 여전히 옛 고도의 정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특히 대성당(Dom)이 있는 구 시가지는 검게 그을린 돌로 지은 건물들이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마그데부르크는 단지 구 시가지를 보존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구 시가지 전체를 온갖 예술로 뒤덮은 것이 가장 인상적이다. 옛 선제후의 취향인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건물들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곳까지 세심한 조각과 부조로서 장식하고 있다. 조금만 널찍한 광장이 생기면 어김없이 분수나 조형물을 설치해두고 있고, 거장 훈데르트바서(Hundertwasser)의 그린 시타델(Grüne Zitadelle) 등 현대 건축의 진수까지 가세하고 있다. 이런 예술의 향연들이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아 여지껏 다녀본 독일의 도시 중 가장 "센스가 넘치는" 곳으로 기억된다.
마그데부르크 출신의 물리학자 오토 폰 귀리케(Otto von Guericke)의 "마그데부르크 반구 실험" 덕분에 도시 이름이 과학학도에게 더 친숙할지 모르겠다. 참고로, 오토 폰 귀리케는 실험 당시 마그데부르크의 시장을 역임하고 있었다. 시장이 과학자였던 곳, 온 도시가 예술작품인 곳, 쉽게 정이 듬뿍 들만한 고도 마그데부르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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