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너스 동굴(Venusgrotte)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오리엔탈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작은 건물이 있다. 이름은 마우리셔 키오스크(Maurischer Kiosk), 직역하면 "무어인의 키오스크"라는 뜻이다. 무어인은 이베리아 반도와 북아프리카를 점령했던 이슬람 민족을 말하는 것이니 이 건물이 오리엔탈 분위기가 가득한 것은 설명이 된다.
그렇다면 이 건물의 정체는 무엇인가? 겉을 보면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의 축소판 같기도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또 하나의 궁전처럼 보인다. 특히 중앙 뒤편에 꼬리날개를 편 공작 모양의 장식이 달린 공작의 왕좌(Pfauenthron)는 영락없는 왕의 권력 과시용이다.
무어인의 키오스크 역시 루트비히 2세(Ludwig II)의 작품. 그런데 그가 직접 만들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고, 이미 존재하던 것을 통째로 구매하여 여기에 갖다둔 것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1867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위해 베를린(Berlin)의 예술가 카를 폰 디비치(Hans Karl von Diebitsch)가 만든 것이고, 이후 1870년에 "철도왕" 스트로우스베르크(Bethel Henry Strousberg)가 구입했다가 그가 파산하면서 1876년 루트비히 2세가 사들이게 되었다고 한다.
내부는 통유리로 막혀있어 들어가볼 수는 없고, 유리 너머에서 내부를 들여다보는 것만 가능하다. 비너스 동굴과 마찬가지로 동절기에는 개방하지 않는다.
키오스크(Kiosk)는 오늘날 매점이나 구멍가게 등의 의미로 더 많이 사용되지만, 여기서는 원래의 사전적 의미대로 정자(亭子) 정도로 해석하는 편이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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