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이 동서로 나뉘어 있던 시절, 서베를린은 영국, 프랑스, 미국 3개국이 분할 통치하였다. 지금의 중앙역(Hauptbahnhof)과 연방의회 의사당(Bundestag) 등이 있는 중심부는 영국의 통치 지역이었고, 프랑스는 서북쪽, 그리고 미국은 서남쪽을 담당하였다.
그리고 영국-프랑스-미국은 각각의 통치 지역에서 동베를린과 통할 수 있는 통로를 한 곳씩 마련해두고 검문소를 설치했다. 체크포인트 찰리(Checkpoint Charlie)는 미국이 통치하던 지역의 검문소. 이 곳에는 동서독의 경계를 사이에 두고 한 쪽에는 동독의 검문소가, 다른 한 쪽에는 미군의 검문소가 자리잡고 있었다. 마치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남한군과 북한군이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경계를 서던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이다.
통일 후 당연히 검문소는 더 이상 필요가 없으니 철거하는 것이 수순. 그러나 체크포인트 찰리는 관광 상품으로 유일하게 보존되었다. 보존이라고 해봐야 조그마한 검문소 건물과 그 주변의 간판들이 고작이지만, 커다란 미군의 사진이나 경고문 등은 시선을 잡아끌기에 충분하다.
검문소 앞에는 연합군 군복을 입은 보초들이 서 있다. 당연히 진짜 군인은 아니다. 이들은 관광객과 사진을 찍으며 돈을 받는다. 그들이 하는 일은 쉴새없이 두리번 거리며 우리와 같은 외국인을 찾아 눈을 맞추고 친절한 미소로 자신들과 사진 한 장 찍자고 권하는 것이 전부이다.
한 술 더 떠서, 당시 이 곳이 국경 검문소였음에 착안하여, 여권에 당시의 미군이나 프랑스군 등의 이미그레이션 도장을 찍어주고 돈을 받기도 한다. 도장 몇 개 찍어주고 5 유로, 기가 찰 정도로 매우 비싼 금액이지만 여유가 있다면 자신의 여권에 미군 도장을 찍어볼 유일한 기회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곳은 그냥 이런 유원지 같은 곳인가? 물론 그렇지 않다. 사실 체크포인트 찰리에서 검문소는 부수적인 기념물이고, 이 곳의 진짜 용도는 박물관이다. 검문소 옆의 큰 건물에 들어선 박물관에는, 동서독 분단 당시의 역사가 기록되어 있다. 특히 동베를린에서 서베를린으로 탈출하는 사람들, 그들의 사용한 방법, 실패한 사람들의 처벌 등 "남의 일 같지 않은" 역사도 포함된다.
입장료 및 개장시간 : [확인]
* 찾아가는 법 (본 블로그의 추천일정을 기준으로 합니다.)
테러의 토포그래피 박물관(Topographies des Terrors)에서 침머 거리(Zimmerstraße)를 따라 한 블록만 도보로 이동하면 검문소가 보이는 사거리가 나온다. 박물관은 검문소 바로 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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