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열차만 타고 다닐 수 있다면 랜더티켓 등을 이용하여 저렴한 여행이 가능하다지만, 독일이 워낙 큰 나라이기 때문에 장거리 이동을 전혀 하지 않을 수가 없다. ICE 등 장거리에 최적화된 열차 네트워크는 갖추고 있지만 문제는 요금이 비싸다는 것. 그래서 가장 보편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유레일패스/독일철도패스이다.
하지만 독일의 경우 ICE를 포함한 모든 구간에서 조기발권 할인운임이라는 매력적인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부지런히 준비하면 유레일패스를 구입하는 것보다 더 저렴하게 기차 이용이 가능할 수도 있다.
조기발권 할인운임은, 문자 그대로 "일찍 사면 할인해주는" 소위 얼리버드 요금을 말한다. 이것을 영어로는 Saving fares, 독일어로는 Sparpreis(슈파르 프라이스)라고 하며, 모든 구간(심지어 야간열차를 포함하여)의 ICE와 IC 및 그와 동급의 열차에 대하여 할인운임을 적용하고 있다. (지역열차는 랜더티켓이나 Quer-durchs-Land 티켓으로 할인운임을 대신한다.)
1등석과 2등석 모두 할인운임이 있는데, 여행자 입장에서는 2등석이 보편적인 선택. 2등석은 장거리 구간은 최저 29 유로, 단거리 구간은 최저 19 유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29 유로에 할당된 좌석이 매진되면 다음은 39 유로, 그것도 매진되면 그 다음은 49 유로, 이런 식으로 차차 요금을 올려가며 판매하는 것이다.
독일철도패스가 평균적으로 하루에 50 유로(성인 기준) 정도로 계산되는데, 만약 기차를 탈 일이 한 번만 있다면 49 유로 이하의 할인운임만 구입할 수 있어도 패스보다 더 저렴한 셈이다. 물론 49 유로 이하의 저렴한 운임이 가능하려면 부지런히 서둘러야 한다. 특히 장거리 ICE 구간은 금세 동이 나기 때문에 보통 2~3개월 전에는 예약해야 어느정도 저렴한 티켓이 예약 가능하다. 게다가 이렇게 구입한 티켓은 나중에 환불이나 일정변경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무턱대고 싼 티켓이 있다고 예약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일단 자신의 여행계획을 세우고 동선이 결정되면 그 다음에 알아보면 되는 것이다. 보통 유럽 여행을 3개월 전에는 계획을 세우기 때문에(항공권 때문에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부지런히 알아본다면 얼마든지 매력적인 요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특히 할인운임이 유효할 때 스톱오버를 병행하면 훨씬 비용을 절감하며 여행을 계획할 수 있다. [이 곳]을 클릭하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구입방법 (온라인)
위 캡쳐는 독일철도청 홈페이지에서 함부르크 중앙역(Hamburg hbf) ~ 뮌헨 중앙역(München hbf)을 검색한 결과. 정상운임(Standard fare)은 135 유로로 매우 비싸다(이 정도 금액이면 저가항공이 더 저렴할 것이다). 하지만 조기발권 할인운임으로는 최저 29 유로도 조회가 되고 있다. 59 유로, 79 유로로 나오는 것은 해당 열차편의 더 저렴한 운임은 이미 매진이 되었다는 뜻. 그리고 여기서 조회가 되는 요금은 그대로 예약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 후 할인운임을 구입하는 방법은 일반 티켓 구입과 똑같다. 자세한 내용은 관련 포스팅에서 확인 가능하다.
http://reisende.tistory.com/711
구입방법 (티켓 머신)
티켓 머신에서 표를 구입할 때 일단 구간과 시간 등을 선택하면 열차 스케쥴과 운임이 조회되는 화면으로 넘어간다. 이 때 운임에 Saver available 이라는 항목으로 정가보다 저렴한 요금이 따로 나오는 것이 있다면, 이것이 현재 구입이 가능한 할인운임의 최저가라고 보면 된다.
심지어 지금 당장 출발하는 열차라고 하더라도 할인운임이 아직 매진이 되지 않았다면 구입이 가능한 것이 특징. 역시 티켓 구입 방법은 티켓 머신에서 구입하는 방법과 똑같다. 자세한 내용은 관련 포스팅에서 확인 가능하다.
http://reisende.tistory.com/720
* 포스팅 등록 이후 독일에 갔을 때 할인운임이 구매일 기준 3일 이내로는 적용이 되지 않는 것을 확인하였다. 아직 공식적인 정책은 알 수 없으나 최근 들어 정책이 변경된 것으로 추측되니 참고할 것.
국제선 할인운임
그리고 이런 할인운임 제도가 좋은 이유 중 하나는, 꼭 독일 내의 열차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독일철도청이 주관하는 열차는 독일 밖으로 나가는 국제선이라 하더라도 할인운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위 캡쳐는 독일 쾰른 중앙역(Köln hbf) ~ 벨기에 브뤼셀 북역(Bruxelles-Nord) 구간의 조회 결과이다. 보다시피 국제선이지만 독일철도청이 운행하는 ICE는 할인운임이 구입 가능하다. 따라서 독일 내에서만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유럽 여러나라를 여행하는 경우에도 조기발권 할인운임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이것을 잘 활용하면 유레일패스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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