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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보/프랑크푸르트

Frankfurt | Local. 애플 와인

애플 와인(Apfelwein; 독일어 발음은 "아펠바인")은 문자 그대로 사과로 만든 와인. 와인이라는 느낌보다는 과실주라고 보면 정확할 듯싶다.


프랑크푸르트 지역에서 처음 만들어졌으며, 그래서 프랑크푸르트 부근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개인적으로 독일의 다른 도시에서는 애플 와인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니 프랑크푸르트에 왔으면 애플 와인도 한 번 도전해볼만하다. 약간 시큼한 맛이 나는 과실주라고 보면 되고, 알코올 도수가 약 5% 내외이므로 맥주와 비슷한 수준. 사람에 따라 시큼한 맛이 거부감이 든다면 탄산수를 함께 주문하여 1:1 비율로 섞어마셔도 괜찮다.


실제로 그렇게 마시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레스토랑에서 애플 와인을 시키면 물도 필요한지 웨이터가 물어보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그리고 물까지 주문하면 빈 컵을 하나 더 가져가주므로, 빈 컵에 애플 와인과 물을 섞어 마시면 된다. 애플 와인 2잔에 탄산수 1병 정도가 딱 양이 맞았던 것 같다.


그리고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더 덧붙이자면, 우리는 청량음료를 사이다(Cider)라고 부르면서 마시는데, 사실 사이다는 바로 이 애플 와인을 지칭하는 단어였다. 지금도 독일에서 Cider(프랑스어 cidre에서 온 단어이므로 "시드르" 또는 독일어식으로 "시더"라고 읽는다)를 달라고 하면 애플 와인을 준다.


참고로 국내에서도 원래 사이다는 과실주를 뜻하는 것이었다. 최초의 사이다는 알콜 도수 5도 정도의 과실주 음료였다고. 그런데 언젠가부터 알콜을 빼고 탄산음료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사이다가 청량음료를 지칭하게 되었고, 세븐업 같은 "레몬라임 소다"를 사이다로 부르게 되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해외에 가서 "콜라"를 달라고 하면 어디서나 알아듣지만 "사이다"를 달라고 하면 탄산음료를 가져다주는 나라는 아마 한 곳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애플 와인을 위한 전용 도자기 병을 벰벨(Bembel)이라고 부른다. 지금도 유서깊은 레스토랑에서 애플 와인을 여러 잔 시키면 벰벨에 담아서 가져다주는 곳이 있다(한 잔만 시키면 벰벨 용량에 미달되어 그냥 잔으로 가져다준다). 벰벨은 프랑크푸르트의 대표적인 로컬 상품으로 기념품숍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레스토랑을 찾기 어려운 사람들은 편의점에서도 애플 와인을 쉽게 구할 수 있다. 병맥주처럼 병에 담아 판매하는 애플 와인이 여러 종류가 있다.